시카고 지역 한인교회 여성들이 전세계와 함께 칠레를 위해 기도했다. 124년 전통을 가진 세계기도일예배는 매년 3월 첫째 금요일에 개최되며 기도문 작성국의 여성들이 작성한 기도문을 전세계 여성들이 함께 읽으며 기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의 기도문 작성국은 칠레였으며 기도문의 주제는 “우리, 가진 것을 서로 나눌 때”였다. 시카고 지역의 여성들은 지역별로 벧엘장로교회, 시카고크리스천교회, 노스필드장로교회, 한미장로교회, 남서부교회 등 5개 교회에 모여 동시에 예배를 드렸다.

3월 4일 노스필드장로교회에서 열린 북부지역 기도회에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글렌브룩감리교회, 노스필드장로교회,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순복음사랑교회, 아가페장로교회, 갈보리교회, 참길장로교회, 헤브론교회, 주사랑교회, 엑소더스교회, 비전교회, 그레이스교회, 중앙감리교회(식순 참가순)의 여성들 120여명이 참석해 기도문을 함께 읽으며 기도했다. 기도문은 칠레의 여성들이 자국의 부족어로 전세계 여성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시작해 칠레의 경제사회문화적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기도문은 과거 독재자 피노체트 치하에서 칠레인들이 받은 고통의 잔재와 특히 여성들의 인권 침해 상황을 보고하고 기도를 요청했다.

칠레 여성들이 직접 작성한 기도문을 교회 여성들이 앞으로 나와 한 소절씩 대표로 낭독하는 형식으로 기도회가 진행됐기에 마치 칠레 여성이 직접 참석해 기도하는 것처럼 교회 여성들의 입을 통해 기도가 재현됐다. 중반부를 달리던 기도문은 나눔의 메시지로 이어졌다.

“깨지고 상처입은 칠레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어요. 바로 여성들이었죠. 여성들은 배고픈 이들을 먹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기 시작했어요.”

칠레 여성들은 사렙다 과부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부의 나눔을 묵상했다. 어떻게 무엇을 나눌 것인가에 관한 칠레 여성들의 고민이 기도문을 통해 증언된 후, 이범훈 목사(노스필드교회 담임)가 강단에 올라 오병이어 사건을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이 목사는 “우리는 나눔을 통해 하나님이 예비해 놓으신 기적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며 “오늘 칠레를 위해, 시카고 지역을 위해, 나눔과 사랑을 위해 뜨겁게 기도해 보자”고 격려했다.

1887년 다윈 제임스 여사(미국장로교 국내선교부 의장)가 당시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이민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을 정한 데서 유래된 세계기도일은 현재 180개국에서 지키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1922년 만국부인회가 중심이 되어 세계기도일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세계기도일을 지키고 있다. 한국은 1930년 “예수님만 바라보며”, 1963년 “이기는 힘”, 1997년 “씨가 자라서 나무가 되듯이”라는 주제로 기도문도 세번이나 작성한 바 있다. 미주에서는 한인교회여성연합회를 중심으로 1979년부터 세계기도일을 지키고 있으며 현재 전 미주 70여개 지역에서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여성들은 예배를 앞둔 1년 전부터 ‘작은돈헌금’을 모으는데 이 헌금은 지역사회와 선교를 위해 사용되며 예배 헌금은 기도문 작성국으로 전달된다. 올해 시카고의 작은돈헌금은 북한 선교, 전세계 기아 어린이 돕기, 원폭피해자, 미국 내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될 예정이다. 예배 헌금은 칠레로 전달된다.

지난해의 경우는 베다니장로교회, 미드웨스트장로교회,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복음장로교회, 남부연합감리교회 등에서 열린 기도회에 총 618명이 참석해 5135불의 작은돈헌금과 5908불의 예배 헌금이 답지됐다. 작은돈헌금은 무숙자 사역, 조선족 사역, 장애우 사역 등에 사용됐고 예배 헌금은 지난해 기도문 작성국인 카메룬으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