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세미나에 이어 2월 4일부터 6일까지 “나의 성격 이해 및 성숙해지는 법”이란 주제로 특별집회를 열고 있는 한성열 교수가 집회 첫날 성격이 무엇인지에 관해 정의하고 성숙한 삶으로 초대했다.

우리는 성격이란 말을 자주 쓴다. “성격이 좋다, 성격이 급하다, 성격이 더럽다”고 말하는데 과연 이 성격이 무엇일까?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떻다고 말하면서 마치 그 사람에 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정말 한 사람의 성격을 모든 방면에서 정확히 아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심리학자들이 내리는 성격의 정의는 “한 개인의 비교적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행동의 경향성”이다. 이 정의에서 ‘한 개인’이란 말은 모든 사람의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며, ‘안정적’이란 말은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속적’이란 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있다, ‘행동’은 성격이 행동으로부터 추론되는 것이란 뜻이다. 여기에 ‘비교적’이란 말에서는 성격이 변할 수도 있고 안 변할 수도 있다”는 여유를 남겨 놓고 있다.

한 교수는 “부부 혹은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상대방의 성격을 바꾸려는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아내가 남편에게 잔소리를 할 때는 아내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남편이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려는 이유에서다. 남편 역시 아내와 싸울 때는 아내가 자신의 생각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라기 때문에서다. 한 교수는 “그러나 아무리 부부 싸움을 해도 상대방의 성격을 뜯어 고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경험에서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 교수는 “심리학의 대가인 프로이트가 모든 면에서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훌륭한 관광 가이드가 있으면 더 쉽게 관광할 수 있는 것처럼 프로이트가 말한 성격의 구조를 살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하다”고 본격적 강의를 시작했다.

프로이트는 성격의 3가지 구성 요소로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꼽았다. 한 교수는 이것을 쉽게 욕망, 자아, 양심이라는 말로 설명했다. 욕망은 모든 동물이 가진 본능적 욕구다. 먹고 자고 배설하고자 하는 본능에 따른 욕구이며 쾌락의 원칙을 따라 간다. 즉 그것을 채움을 통해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욕구다.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하고 자고 싶으면 자야 하는 것이다.

반면, 자아는 현실의 원칙을 따라 간다. 먹고 싶다고 언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먹고 싶은 욕망이 생기면 음식을 준비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그 욕망을 풀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이 자아는 욕망을 동물적 본능이 아닌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양심은 완벽의 원칙을 따라 간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명령하는 것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양심, 도덕성, 윤리의 부분이다. 욕망이 “배가 고프니 무엇을 먹자”고 계속 독촉해도 도둑질 해서 먹지 않는 것이 우리의 성격에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교수는 “양심이 높다고 해서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그런 면에서 양심 역시 자아의 통제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한 예는 마약의 흡입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마약 흡입이 나쁜 행동이란 가치관을 것과 실제 마약 흡입 여부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 즉, 양심이 무엇이라 말하는가와 실제 행동은 어떤 면에서 무관하단 뜻이다. 다만 강한 자아를 갖고 양심이 시키는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서 우리의 성격을 구성하게 되는데 욕망은 동물적 본능이고 양심은 명령하는 것이기에 사실상 이 두가지를 통제하는 것은 자아다. 배가 고픈데 돈이 없다고 할 때, 욕망이 강한 사람은 빵을 훔칠 것이다. 양심을 통제하는 자아가 약하기 때문이다. 양심만 강한 사람을 빵을 쳐다 보기만 할 것이다. 훔치지 말라고 계속 명령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아가 강한 사람은 빵 가게로 들어가 주인에게 말하고 빵을 얻어 먹은 후 그날 하루 빵집에서 일해 주는 현실적 대안을 찾을 것이다. 자아를 통해 욕망과 양심의 두 가지 영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교수가 오랜 연구와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발표하며 청중들에게 성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의 성격은 이렇게 욕망과, 자아, 양심의 3가지 요소를 상황에 맞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지속적으로 사용함을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격은 단순히 성격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온 환경 속에서 자연스러운 산물로 형성되어 온 것이다. 즉 같은 씨앗이라도 옥토에 떨어지면 잘 자라고 자갈밭에 떨어지면 삐딱하게 자랄 수 밖에 없다. 자갈밭이란 상황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가장 최선을 다한 존재에게 넌 왜 옥토에서 자란 존재들처럼 자라지 못하냐고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 자갈들을 치워내 주어야 한다.

한 교수는 사람들이 볼 때 긍정적인 성격, 혹은 부정적인 성격이 있다는 통념적 전제 하에서 “우리가 좋은 성격, 성숙한 인격을 갖기 위해서는 이 자갈을 치워내는 작업을 해야 하며 이것은 인간 성격의 3가지 중 욕망과 양심을 제어하는 자아를 어떻게 강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첫날 강의를 맺었다.

시카고한인교회에서 오후 8시에 시작된 이 집회는 오후 10시까지 뜨거운 열기 가운데 계속됐으며 한 교수는 오랜 상담 경험에서 나오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진지함과 웃음에 담아 강의로 이어갔다. 한 교수는 이후 5일, 6일 양일에 걸쳐 성격 성숙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다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