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라면 누구라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주제를 꼽으라면 ‘제자’와 ‘선교’다. “어떻게 교인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 것인가?”, “그 제자들이 모인 교회가 어떻게 선교할 것인가?”다. 송민호 목사가 트리니티신학교의 후배들에게 제자훈련과 선교적 교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송민호 목사는 15살에 캐나다로 이민 가 밴쿠버의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리젠트신학교에서 M.Div.와 Th.M.을 마쳤다. 트리니티신학교에서 선교학(Intercultural Studies)으로 Ph.D. 학위를 받으며 시카고와 인연을 맺었다. 1988년부터 토론토영락교회의 전임 전도사, 부목사, EM 목사 등으로 섬기다 2000년 해외 선교에 비전을 받고 4년간 필리핀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그 시기에 故 이석환 담임목사가 급작스레 세상을 뜨면서 후임 담임으로 청빙받아 2004년부터 현재까지 목회하고 있다. 필리핀의 아시안신학교, 토론토의 틴데일신학교 등에서 교수 활동을 한 바 있다. 그가 20년동안 토론토영락교회에서 목회하는 동안 교회가 2백명에서 4천명으로 부흥했다.

16일, 18일 트리니티신학교 채플에서 설교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한 송 목사는 한인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냈다. 이 자리에는 송 목사의 절친한 친구인 트리니티신학교 피터 차 교수, 갈보리교회 EM 장원일 목사를 비롯해 15명의 한인학생들이 참석했다.

▲송 목사가 제자훈련과 선교적 교회로의 변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당초 강의의 주제는 “세계선교의 동향”이었지만 송 목사는 “이 주제보다는 제 목회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선교학적 측면에서 현 시대 제자훈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 문제는 바로 소위 잘 된다는 교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다. 그는 “미국 혹은 한국의 몇몇 대형교회가 사용하는 교재들이 선교지에서 그대로 사용되는 것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바로 컨텍스트의 차이 때문이다. 송 목사는 “효과적 제자훈련 위해 우리는 3C, 즉 content, context, conduit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가르치려는 내용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삶의 상황에 맞게 전해야 하고 내용을 상황에 맞게 가르치는 효과적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송 목사는 “우리가 불신자를 전도할 때는 컨텍스트를 잘 고려하지만, 일단 전도를 하고 난 후 제자훈련을 함에 있어서는 컨텍스트를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불교 믿던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소개할 때는 잘 소개하지만, 그를 제자로 만들 때에는 그가 전도되기 전 평생을 믿고 살아 왔던 불교적 배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선교지에 갔을 때 가장 좋지 않은 것이 한국 혹은 미국의 잘되는 교재를 그대로 가져 다 쓰는 것”이라 말했다. 미국의 한 대형교회가 만든 교재를 필리핀으로 가져 간다면 컨텐트는 좋을지 모르지만 말레이 문화에 가톨릭 문화, 미국의 실용주의가 점철된 이곳에서 제자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미신과 우상 문제,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 문제 등은 미국교회의 교재가 전혀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가르치는 사람은 제자훈련이 이뤄지고 있는 장소 너머에 있는 상황(over classroom setting)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결코 변치 않는 진리를 상황에 맞게 변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효과적 제자훈련을 위해서는 선교사들이 현지인들의 역사와 삶, 문화에 대한 진지하고도 적극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교재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두번째 주제는 선교적 교회였다. 송 목사는 “니케아 신조에서는 교회에 관해 One, Holy, Catholic and Apostolic Church라고 한다. 이것은 하나이며 거룩하며 보편적이며 보내심을 받았다는 뜻이며 Apostolic에서 우리는 선교가 교회의 중요한 본질임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선교를 많이 하지만 재정적 후원을 주로 하거나 혹은 교회 내의 몇몇 성도나 그룹이 선교에 참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의 체질 자체가 선교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토론토영락교회는 교회의 모든 멤버들이 “다시 생각하는 교회론”이란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그 교회론을 가르치면서 송 목사는 토론토영락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변혁되는 기초를 놓고 있다. 그리고 교회는 선교에 모든 성도들을 최대한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캄보디아에 고아원을 건축하려고 35만불을 목표로 모금하는 운동에는 교회의 특정 소수가 큰 금액을 헌금하기보다 현재까지 857가구가 참여하는 등 소수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한다. 또 이 지역에 단기선교를 가거나 간접적으로 후원하는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평신도들이 직접 건축 작업에 참여하고 고아원 운영을 위한 현지 비영리 기구를 설립하는 등의 일을 직접 기획해 선교에 참여하고 있다. 송 목사는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태도”라고 설명하며 “직접 해 보게 하니까 성도들이 더욱 선교에 큰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이제 평신도들이 직접 해낸 이 일들을 현지인 리더에게 잘 이양해 주는 일이 남아 있다”고 하면서 “토론토영락교회의 은퇴한 장로들이나 평신도들이 수개월 정도씩 그곳에 머물며 선교에 동참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시간 30분 가량 송 목사의 강의가 계속됐고 강의 후에는 시카고 지역에서 목회하고 있거나 해외 선교 경험을 가진 신학생들이 강의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며 송 목사의 조언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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