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회중기도(대표기도)를 하는 분들이 기도를 맺을 때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어감도 안 좋고 어법도 안 맞고 신학적으로도 옳지 않습니다. 기도는 항상 현재형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또는 기도드립니다)” 하고 마치는 것이 옳습니다.

기도가 ‘현재형’이어야 하는 이유는 살아 있는 내가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은 기도한 지가 벌써 3분이나 지났으니 지금까지 기도한 것이 과거의 일이고 따라서 “기도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합니다. 하지만 기도는 3분이 아니라 3시간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형이 옳습니다. 그 경우, 매 순간 현재형 기도를 드리는 것이 3시간 동안 진행된 것일 뿐이다. “지금까지 3시간 동안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이런 의미일 수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랑 고백도 언제나 현재형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고 말합니다. 십년을 살아도 백년을 살아도 그 고백은 항상 현재형이어야 합니다. 누가 “나는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그것은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얘기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사랑 고백과 같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합니다.

생각난 김에 기도할 때 유념해야할 표현 몇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가끔 “감사하신 하나님”이라고 기도를 시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감사’는 고마움을 느낀 쪽이 상대방에게 그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감사하신 하나님”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내가 감사를 드리는 것이지 하나님이 우리에게 감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감사드리는 주체는 나이고 그 감사의 대상이 하나님이므로 굳이 표현하자면 그냥 “고마우신 하나님”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또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이렇게 기도를 마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니까 주님이나 예수님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엄연히 우리 주님의 이름(name)은 ‘예수’이고 그 분을 우리가 ‘주님’(Lord)이라고 고백할 따름입니다. 그러니 기도를 마칠 때 “주님의 이름”이라고 하지 말고 “예수님의 이름”이라고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요? 그런 분들은 위에서 제가 얘기한 것들을 그냥 잊어버리십시오. 기도의 형식이 너무 어려워서 기도를 등한히 해서는 안 되니까요. 기도에서 가장 중요하는 것은 ‘기도 하는 것’입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는 형식에 관계없이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표기도(회중기도)를 드릴 때는 꼭 써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쓰지 않고 평소의 기도 습관대로 하다보면 중언부언(重言復言)하게 되고, 꼭 필요한 것들을 빠뜨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개인기도는 길게 대표기도는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도도 시간이 길어지면 은혜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목사님, 설교도 좀 짧게 해주세요.”라고 하실 분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