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어머니인 한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이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 노동자인 30대의 아시아 비비는 작년 6월 푼잡 주 이탄왈리 마을의 한 농장에서 무슬림인 여성 동료들과 함께 일하던 중 식수를 길어왔으나 일부 동료들로부터 “기독교인이 떠온 물은 깨끗하지 않아 마실 수 없다”는 모욕을 당했다.

비비를 모욕한 동료들은 오랫동안 비비에게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도록 강요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비는 이어진 말싸움에서 동료들에게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는데, 마호메트는 당신들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고 이에 격분한 동료들은 비비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어 성난 동네 무슬림이 몰려 와 비비와 그녀의 아이들까지 폭행한 뒤에, 비비를 낯선 방으로 끌고가 감금했으며, 무슬림들이 부른 경찰에 의해 연행된 비비는 결국 주일이었던 지난 7일 푼잡 주 법원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 여기에는 이 지역 무슬림 지도자들의 압박이 작용했다고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즈 인터내셔널은 밝혔다.

릴리즈 인터내셔널은 현재 비비의 무죄 석방을 위한 온라인 청원 운동을 국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앤디 디퍼 대표는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명백히 기독교를 비롯한 타 종교를 박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비비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다면 현재 신성모독법 위반으로 구금돼 있는 다른 이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파키스탄기독교총회(PCC)도 비비의 혐의를 취소해 줄 것을 대통령에 촉구해 놓은 상태다. 또한 신성모독법의 차별성을 고발하며, 신성모독법 자체를 폐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현재까지 신성모독법 위반으로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경우는 없고 피의자는 대부분 항고심에서 석방돼 왔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10여 명의 피의자가 살해되는 일은 있었다.

비비 역시 현재 항소를 준비 중인 가운데 현지 교계는 “비비는 강한 여성이지만 그녀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그리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있도록 기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