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의 가치를 잃어가는 하루 하루…’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은 삶…’
‘누구도 나의 아픈 마음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만 할까’

누구도 솔직히 드러내지 않을 뿐, 아이들 뒷바라지에 남편을 내조하고, 집안일에 고된 육체노동까지 감당해야 하는 삶 가운데 말라가는 꽃처럼 삶의 활력을 잃고 끝없는 고민과 아픔 속에 신음하는 ‘우울증.’ 특별히 문화, 언어적 장벽이 있는 이민생활의 여성이라면 경중의 차이일 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여성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세미나가 28일(목) 오전 10시부터 연합장로교회(담임 정인수 목사) 본당에서 열렸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 오전 10시 열리는 여성감성예배에서 이날 말씀을 전한 이인숙 목사는 “하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지만 신체적, 정서적, 영적 밸런스가 깨질 때 누구에게나 우울증은 찾아올 수 있다”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되면 부끄러워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우울증을 크게 세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먼저, 사면초가처럼 탈출구가 없는 것 같고, 눈 앞이 깜깜하며 대화 혹은 텔레비전 시청 조차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한 상태가 하루의 대부분, 2주 이상 가는 것은 ‘위기적(crisis) 우울증’으로 이때 옆에 누군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줄 사람이 없다면 극단적인 선택(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만성적 우울증’으로 2년 이상 삶에 기쁨이나 즐거움이 없고 대부분의 시간이 우울하지만 ‘그냥 인생이 다 그렇겠지’ 하면서 지내지만 인식을 못할 뿐이지 심각한 상태이긴 마찬가지다.

마지막은 ‘조울증’으로 하루는 너무 우울해서 아침에 침대에서 조차 나오기 싫을 정도로 힘들고, 우울하며 누구도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다가 다른 하루는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기분이 좋고 활기찬 상태로 이 두 가지 상태가 빈도높게 번갈아 반복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우울증의 한 증상이다.

이인식 목사는 “우울증은 사회, 문화적으로 정해진 여성상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다 보니 자신에게 있는 고유한 성품과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지 못해 안으로 억누르는 상태로 이것이 오래되면 결국 자신을 해치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말씀 이후에는 각각 30대, 40대, 50대, 60대 대표가 한 명씩 나와 패널토의를 진행했으며,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 안에 문제가 무엇인지 솔직히 고백하는 가운데 공감과 위로가 오가는 따뜻한 시간을 만들었다.

다음달 여성감성예배는 11월 18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크리스티나 강 목사의 여성 리더십에 관한 강의가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