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태 이후 세계를 뒤흔든 전쟁과 갈등, 충격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은 파장을 가져왔다. 마치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처럼 커다란 이슈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끊임 없는 갈등을 유발 시켜 온 것이다. 전쟁과 죽음, 경제와 정치... 21세기는 참으로 많은 곳에서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작금에 이르러 회자되는 종교적 갈등 보면서, 9.11 이후의 세상은 많이 변해 왔다고 느낀다. 특히 이슬람과 기독교의 갈등은 십자군 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가 1000년 만에 다시 등장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종교적 갈등 뒤에는 화합과 이해라는 허울을 쓴 다원주의의 정지작업이 진행돼 오고 있다. ‘분별력이 더욱 희미해 질 미래’가 다가오지 않을까 답답한 마음이 든다.

9.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건립을 추진 중인 이슬람 사원의부지 문제로 미국은 물론 온 세상이 논쟁 중에 있다. 이곳은 9.11 테러 희생자를 생각해서 이슬람 사원을 세워선 안 된다는 주장과 종교의 자유를 들먹이며 세울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까지 가세해서 찬성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리곤 기독교인들 향한 유화의 제스처인지는 몰라도, 대통령이 오랜만에 백악관에서 가까운 교회를 방문한다고 한다. 오바마의 리더십. 갈수록 신자들에겐 중간이름의 ‘후세인’이란 이미지가 더욱 클로즈업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이란 나라를 보면 약자에게 관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을 종교적인 영역까지 손을 뻗쳐 이슬람이 어떤 종교인지 좋은 면만 피력함을 보고 그 위험성을 느껴본다. 지극히 인간적인 측면만을 부축이며 이슬람을 선전해 주는 대형 매스컴들의 행태를 보면서, 미국이 갖는 청교도적인 건국이념은 어디에 갔는지 신자의 입장에서 묘해지는 기분이 든다. 기독교 진리가 상대화 되어 감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갑자기 이슬람 전도사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와 미국적 시각과 휴머니즘으로 이슬람을 부각 시키고 있는 작금이다.

얼마 전, CNN에서 ‘Deepak Chopla‘가 대담하는 것을 보았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대담에서, 그는 마치 이슬람을 대변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아울러 그의 책(Muhammad: the last prophet)을 소개하며 무함마드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이슬람 전도사와 같았다. 그렇지 않아도 ‘Deepak Chopla'는 기독교 영성과는 거리가 먼 뉴에이지 영성을 전파하는 사람이다. 그는 마치 영성의 객관성은 자신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러 책들을 저술, 강연하며 매스컴(CNN)을 통해서 영성을 전도하는 사람이다.

미국의 흐름을 보면 기독교, 이슬람, 불교, 샤머니즘 등을 종합한 듯한 영성으로 힌두교 영성에 심취하는 정서와 문화 현상이 있다. 어설픈 영성 운동가들의 등장과 다원주의화 돼가는 문화적 현상을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자. 복음적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함이 신자가 갖는 책임이 아닐까? 다원주의 시대, 성경을 근간으로한 거룩한 분별력과 지성, 바른 영성을 추구함이 시대의 사명이 아닐까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