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A Taste of Korea” 배너가 에반스톤제일장로교회 입구에 걸렸다. 백인, 흑인, 라티노, 범아시안, 한인까지 3백명이 넘는 성도들이 10월 3일 열린 “한국 민속 잔치”에서 한국의 맛, 한국의 멋을 느꼈다. 에반스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인 교회인 First Presbyterian Church of Evanston과 그 안에 속한 한어회중인 에반스톤제일장로교회가 교회 강당에서 한 자리에 앉았다.

대부분 유학생들로 구성된 한인 성도들은 한국의 추석을 지킬 뿐 아니라 불신자 유학생 동료들을 교회로 초청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한 교회를 섬기는 미국인 회중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미국인 회중들도 미국 내에 공존하는 다민족 사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 민속 잔치 개최에 물질적인 협력까지 아끼지 않았다.

한국을 알려면 먼저 맛을 알아야 한다. 한인 성도들이 김치, 밥, 불고기, 잡채, 오징어 무침, 생선전 등 한국 음식을 준비했다. 음식을 배식하는 일을 미국인 성도들이 맡았다. 이미 한국 음식이 미국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는 편이지만 식당이 아닌 교회에서 한인들과 함께 한국의 맛을 본다는 이유 때문인지 흑백을 무론하고 모든 성도들이 줄을 서서 20여분을 기다리며 음식을 받아갔다. 이들은 테이블에 함께 앉은 한인들에게 조리법을 묻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의 맛을 알았다면 그 다음은 한국의 멋이다. 시카고한국무용단의 어린이 단원과 전문인들이 출연해 장고춤, 기원무, 소고춤, 부채춤, 북 연주를 선보였다. 미국인 회중들은 시카고한국무용단을 초청하는 비용을 부담할 정도로 이번 공연에 큰 기대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린이들의 신나는 장고춤과 소고춤에서는 타인종들의 어깨도 들썩였고 화려한 부채춤이 끝나자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전통 공연에 이어서는 ‘헵시바워십댄스’가 출연했다. 이미 시카고 지역 한인교회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단체다. 기독교 예술이 한국보다 상당히 발전한 미국사회이지만 찬양에 맞추어 전문적인 춤으로 바디워십을 하는 것은 아직 낯선 장르다. 헵시바워십댄스 팀은 <내 구주 예수님>, <주께 가오니> 등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CCM에 맞추어 바디워십을 해 은혜를 더해 주었다.

한편, 6년째 매년 추석마다 “한국 민속 잔치”를 열어온 에반스톤제일장로교회는 올해의 경우, 세계성찬주일을 맞이해 미국인들과 연합예배를 드리며 이때 맞추어 행사를 열고자, 한국 민속 잔치의 일정을 연기해 10월 3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