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뱀파이어 소설 작가 앤 라이스(Anne Rice)가 “기독교를 끊겠다(quit Christianity)”라고 한 발언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화제로 떠올랐다. 라이스는 “12년 동안의 가톨릭 신자로서의 삶을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하나님을 믿지만, 동성애자나 페미니스트, 낙태, 민주당, 세속적 인본주의에 대한 기독교인의 생각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특정한 이슈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한 ‘변심(變心)’임을 밝혔다.

현재 미국에는 많은 이들이 개종을 경험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한 케이스가 기독교인(개신교도 혹은 가톨릭 신자)에서 타 종교 혹은 무교, 반(反)신론자로 전향하는 경우라는 충격적인 통계자료가 발표됐다.

미국인의 26% 개종 경험, 기독교에서 타 종교 전향 가장 많아

최근 바나그룹리서치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1 가량(26%)이 종교 개종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신교에서 가톨릭, 혹은 그 반대를 포함한 수치이며, 개신교 내 종파 간 전향은 포함하지 않았다.

가장 빈번한 개종 케이스는 어린 시절 기독교인(개신교도 혹은 가톨릭 신자)였다가 현재 타종교 혹은 반신론, 무신론자가 된 경우다. 총 12%, 즉 미국 성인 8명 중 1명꼴인 셈이다. 이들은 전(前) 기독교인(ex-Christians)으로 분류됐다.

반면 타 종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3%에 그쳤다. 또 개신교에서 가톨릭 혹은 가톨릭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경우는 7%를 기록했다.

왜 개종하는가?

기독교에서 타 종교로 개종한 사람들의 개종 이유로는 삶의 경험을 포함해서 ▶새로운 교육이나 지식을 얻으면서 ▶교회나 종교에 대한 혼란 ▶교회가 위선적으로 느껴졌기 때문 ▶교회에서 겪은 부정적인 일 때문 ▶특정 이슈(동성애, 낙태 등)에 대한 기독교 입장에 반대 ▶교회가 권위주의적이라서 ▶교회 밖에서 믿음을 실천해 보고 싶어서 ▶새로운 종교를 경험해 보고 싶은 호기심 등이 있었다.

반면, 타 종교 혹은 무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에게 개종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삶의 어려운 시기(예: 이혼, 건강문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를 지내면서 ▶나이가 들고 인생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서 ▶교회를 다니고 싶었고 영적인 성숙을 원해서 ▶그리스도를 발견하기 위해 ▶성경에 있는 내용을 알기 위해 등이 있었다.

평생 신앙, 대부분은 어린 시절에 형성돼

놀라운 것은 대부분은 10대 혹은 청년의 때에 개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 개종을 결심한 나이는 22세였다.

좀 더 자세한 자료를 살펴보면, 개종한 이들의 3분의 1은 20대 때, 다른 3분의 1은 20세 전에 개종을 결심했다. 또 개종한 이들의 68%가 30세 이전에 개종을 결심했다. 한편 40세가 넘은 응답자들 가운데에는 단 5%만이 40 세 이후에 종교의 변화와 회심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의 종교적 고민에 귀 기울여야”

바나그룹리서치 데이빗 키나맨 회장은 “조사결과는 현재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신앙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신앙과 삶의 연결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하면서 “특히 신앙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젊은 세대에게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로는 지도자들의 대다수가 이 시기를 지난 중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마다 신앙의 질문과 고민이 다른 이유 등이 있겠지만, 어떤 나이대이건 신앙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도록 늘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키나맨 회장은 또 “어린 시절 가진 종교에 대한 충성도가 성인이 된 후에도 현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미국인 4명 중 3명은 어린 시절 가진 종교와 동일한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뜻은 대부분의 신앙의 여정에 대한 충성과 헌신이 어린 시절 혹은 10대 때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 신앙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