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7일 살렘한인연합감리교회가 교육관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파란 풀밭에 첫 삽을 뜨던 날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그때 김태준 담임목사는 그 비를 “은혜의 단비”라고 불렀다. 김 목사에게 “이 불경기에 굳이 교육관 건축을 해야 하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하나님의 꿈이고 우리의 꿈이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그 꿈은 살렘교회의 차세대들이 신앙을 전수받는 것뿐 아니라 한인교회로서 살렘교회가 한인교계를 더욱 섬기는 것, 샴버그 시의 일원으로서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었다.

▲김태준 목사가 예배 중 갑자기, 기공식 때 땅을 처음으로 팠던 삽이라며 삽을 들고 나왔다. 그는 “우리가 꿈꾸던 하나님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라고 감격했다.
건물을 짓는 데에는 11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꿈을 꾸는데 15년이 걸렸고 이 꿈을 구체화시키는 데에는 5년이 걸렸다. 이제 그 꿈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7월 11일 교육관 봉헌예배는 말 그대로 “잔치”였다. 예배에서는 북일리노이연회의 정희수 감독이 직접 참석해 설교했다. 정 감독은 “하나님이 자신을 믿는 백성에게 그 필요를 채워주시는 만나의 기적이 살렘교회와 함께 했으며 앞으로도 함께 하실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 감독은 “건축에만 그치지 말고 이 건축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성장해 가기 바란다”며 “영혼을 향한 사랑으로 이 성전을 채워가며 살렘교회를 통해 주변 사회가 변화되고 시카고가 변화되는 기적이 일어날 줄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날 예배에는 정 감독 외에도 연회에서 오스카 커래스코 감리사, 김옥연 감리사, 이종민 회중개발국 총무가 참석했고 조은철 목사, 현 5대 담임인 김태준 목사에 앞서 3대 담임이었던 정은해 목사,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김광태 목사, 글렌브룩교회 백영민 목사, 샘물교회 박미숙 목사, 배링톤양의문교회 우민혁 목사, 올랜도팍교회 이영태 목사 등 다수의 연합감리교회 한인 목회자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강신웅 목사, 정석환 목사(연세대 교수), 이철원 목사(엑소더스교회), 김순철 목사(시카고기독교방송국) 등 교단 밖의 인사들도 직접 참석해 축하를 건넸다.

본당 안에는 빼곡히 150명이 들어갔고 본당 밖에 둔 50개의 보조좌석이 가득 찼다. 살렘교회는 본당과 연결되는 교육관 로비에도 보조좌석 50개를 놓는 등 하여튼 눈에 보이는 모든 공간에 보조좌석을 놓았고 총 3백명이 이날 살렘교회의 교육관 건축을 축하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태준 목사는 “교육관을 봉헌함에 있어서 우리 삶의 봉헌 없이는 이 건물의 봉헌이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이 시간 먼저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기 바란다”고 말한 후, 교육관 봉헌을 선포했다. 김 목사는 교육관 건축에 있어서 기도와 격려로 큰 힘을 준 정 감독 및 교단 관계자들, 교단과 교파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직접 찾아와 기도해 주고 동역해 준 샴버그 지역 한인목회자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살렘교회가 밀알복지관과 샘물복지관에 각각 건축기금을 전달했다. 사진 우측은 김인자 권사.
이번 봉헌예배의 백미는 역시 “죄송하지만 여러분에게 드릴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으니 양해바랍니다”라는 김 목사의 말이었다. 김 목사는 “우리처럼 하나님을 위한 건물을 짓는 곳들이 시카고에 많다. 우리는 건축을 잘 마쳤지만 아직 건축하고 있는 단체들을 위해 우리가 아주 작지만 정성스런 기금을 전달하고자 한다. 너무 작아서 금액을 밝힐 수도 없지만 이 일을 위해 여러분들에게 마땅히 드려야 할 선물을 준비 못했으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살렘교회는 장애우를 위한 밀알복지관 건립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밀알선교단 복지관건립추진위원장 김인자 권사에게, 또 지역사회의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샘물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샘물복지관 건립을 위해 샘물교회 박미숙 목사에게 각각 격려금을 전달했다.

약 2시간에 걸친 봉헌 예식이 모두 끝난 후, 밖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살렘교회에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 아니, 은혜의 폭우가 쏟아지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