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0주년을 맞아 기독교 대북NGO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주도홍 교수)는 26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제9회 정기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이를 논의했다.

심포지엄은 조건식 전 통일부 차관의 기조강연 이후 NGO들에 대해 정치학적 관점(오일환 교수), 경제윤리학적 관점(이혁배 교수), 선교신학적 관점(김한옥 교수), 사회복지학적 관점(손병덕 교수)에서 각각 논의했다.

정치학적 관점에서 발표한 오일환 교수는 “북한은 남한 사회 내 갈등과 분열은 북한 체제 단속이라는 반사 효과를 수반하기 때문에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을 적극 역이용했다”며 “그러나 문제는 북한당국이 민족공조론을 통해 남남갈등, 한미갈등을 조장, 정치적 부수효과는 거둘지 모르겠으나 남한에서의 경제적 대가는 오히려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우리 대북정책이 제대로 수행되려면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과 통일전선전술에 이길 수 있는 태세 확립이 필수적”이라며 “북한의 대남 전략전술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감상적인 통일 지상주의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남북 경제 교류협력의 일정 경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를 앞세우며 일탈행위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대남 의존도를 제고하고 남북 당국간 신뢰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국민적 합의에 입각해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야간 사전조율을 도모하고,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비공개로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의 대응책으로는 △기독교 대북NGO 협의기구 구성 △기독교 대북NGO 활동 강화 △북한 내 지하교인 지원사역 강화 등을 꼽았다. 북한이 통일 전선전술 차원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대남 기독교 교류창구로 활용하기 때문에 대북NGO들이 연합하고 일치해야 북한의 대남공작을 능히 이길 수 있으며, 효과적인 북한선교를 위해서는 복음전파 이전에 주민들을 감동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NGO들은 주민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방안을 찾고, 가능한 많은 주민들을 장기간 접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수행해야 한다.

NGO들이 통일 과정이나 그 이후를 대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오 교수는 “북한의 급변사태로 인한 통일이 일어났을 때는 대량탈북을 방지하고, 통일 이후 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을 감당해야 한다”며 “NGO들이 북한 주민들을 감동시킨다면 남북 상호간 신뢰 증진은 물론, 통일의 기초를 쌓는 귀중한 통로가 되고 복음전파 역시 매우 용이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북한이 언젠가 변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북한에 들어가 활동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북한을 변화시킬 지혜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기독교 대북NGO들은 정부 차원에서 행하기 힘든 민간 차원의 대북 교류협력을 활성화할 훌륭한 매개체라는 점에서 ‘뱀의 지혜’로 ‘비둘기’처럼 행동하는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요구하시는 가장 효과적인 대북 사랑의 행동이 바로 기독교 대북NGO들의 활동”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주도홍 회장은 “독일의 통일은 너무 뜻밖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를 ‘조용한 개신교 혁명’으로 묘사하기까지 한다”며 “성경적 사랑의 실천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고, 남북관계가 길이 보이지 않는 이 시점에서 하나님의 길이 무엇인지 찾고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앞세워야 할 것”이라고 대회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예배에서는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설교했다. 총 진행은 안인섭 교수(총무)가 맡았으며, 김병로·정지웅(정치학), 이장형·남기업(경제윤리학), 김진하·조은식(선교신학), 이배근·이관우(사회복지학적) 등은 각각 논찬했다. 심포지엄 후에는 기독교통일학회 총회가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