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두 교회가 만났다. 만났을 뿐 아니라 선의를 갖고 경쟁하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시카고 지역 복음화에 새로운 ‘전통’을 쓰려 한다. 지난 2009년 참길장로교회(담임 하영택 목사)와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이해영 목사)가 한 건물에서 한 본당을 공유하게 된 일은 큰 화제였다. 한인교회가 한인교회에 예배당을 빌려 주는 일도, 한인교회가 한인교회로부터 예배당을 빌려 쓰는 일도 이민교회 역사상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성도 간의 수평 이동이 심각한 이민교회 현실에서 두 한인교회가 같은 장소에서 예배드리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원래 그 전에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참길교회로부터 사무실과 비전홀을 빌려서 주중에만 사용하고 주일예배는 트리니티대학교 채플에서 드려 왔다.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비전홀보다 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된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처음에는 미국교회를 알아 봤지만 참길교회가 해 주었던 것처럼 24시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참길교회도 주일에 본당에서 예배가 없는 시간이라면 본당까지 빌려 줄 수 있다고 제안해 왔다.

그렇게 해서 한 건물에서 예배드리게 된 두 교회는 참 다르다. 참길교회는 31년 전통을 가진 교회이며 이민온 지 오래된 이들이 전통적 방식으로 예배드리는 교회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2년 밖에 안됐지만 청년을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젊은 교회이며 이들에게 맞는 형식으로 예배드리고 있다. 교단을 보면, 참길교회는 미국장로교(PCUSA)에 속해 있고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교단에 속하지 않은 독립교회다.

굳이 두 교회의 연결점을 찾으려면, 두 교회의 담임목회자가 모두 한국 장로회신학대학교 출신이며 올해 41세라는 점이다. 하 목사가 이 목사보다 먼저 신학교를 다닌 선배다. 하 목사는 이 목사 부임 전,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에서 부목사로 1년 가까이 시무한 경험도 있다.

이 두 교회는 “아름다운 동행”이란 주제 아래 5월 14일 저녁 8시 금요연합집회를 연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호스트하고 참길장로교회가 초청받아 드리는 이 집회에서는 하 목사가 설교한다. 그리고 16일 주일에는 참길장로교회가 호스트하는 가운데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가 초청받는 형식으로 이 목사가 설교한다. 예배 후에는 연합체육대회를 통해 양 교회 간의 우의와 친분을 다진다.

하 목사는 “한 자리에 있는 두 교회가 서로 다른 점이 많지만 복음 전파라는 공동의 사명을 갖고 연합하는 자리”라고 밝혔고 이 목사는 “시카고의 교회들이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을 찾아 가며 더욱 연합하는 시초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