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력지 텔레그라프가 12일(현지시간) 동계 올림픽 개막에 맞춰 김연아 특집을 실었다.

밴쿠버발 기사에서 신문은 ‘본드걸’ 김연아는 ‘(관중을) 매료시키는 면허’(License to Thrill)를 가진 선수라며 007영화 ‘살인면허’(License to Kill)에 빗대 김연아를 소개했다.

신문은 세계 여자스포츠계에 테니스 자매 세레나와 비너스 윌리엄스, 알파인 스키의 린제이 본, 수영의 브리타 스테펜과 페데리카 펠레그리니 등 유명스타들이 나왔지만 김연아는 이들을 훨씬 뛰어넘는 이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극찬했다.

그동안 진정한 슈퍼스타의 탄생에 목말라했던 청소년들이 이제 김연아에게서 '아이콘'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라프는 김연아와 카타리나 비트를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비트는 밴쿠버에서 챔피언이 누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극히 외교적인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김연아가 자신을 능가하는 우아함과 품위를 지녔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김연아는 흠 없는 트리플-트리플 점프로 피겨를 21세기의 스포츠로 한 계단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신문은 김연아의 라이벌 아사다 마오와 관련해서는 단 한 줄만 할애하는 것으로 그쳤다. 김연아의 적수는 아사다가 아니라 그녀 자신의 ‘담력’(nerve)이라는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메달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의미로 이 같은 표현을 썼다.

3년 전 수줍움을 타는 소녀에서 이젠 19살의 대담한 ‘본드걸’로 변신했다고 소개한 신문은 김연아가 007 주제음악에 맞춰 방아쇠를 당기는 마지막 순간, 그 총은 ‘금빛’ 총, 바로 세계를 ‘스릴’의 충격에 빠뜨릴 금메달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