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동경을 다녀오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많은 대화와 상담을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하고 훈련 받고 한국에 돌아가신 교우들은 물론이고 오래전 유학생 시절에 함께 신앙생활하고 사역했던 옛 동지들, 심지어 교회 밖의 정치, 통일 운동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오래 만에 많이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가까이 교감하고 지내던 두 명의 친구 목사님들을 참으로 여러 해 만에 만나서 여러 시간 편안하게 둘러 앉아 마음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워낙 시간이 없었기에 전화로 인사하고 마치려고 했었습니다. 그래도 꼭 얼굴을 봐야 한다고 한강의 강변 공원에서 여러 시간을 기다리면서 재촉을 해서 점심과 저녁 약속 사이 이동 시간을 이용해서 만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사역에 관해서 나누고, 한국교회의 장래에 대해서 함께 걱정하는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모두 나이가 들어서 자식들 대학 진학 걱정에서 사위 며느리 걱정에 이르기까지 대화의 폭(?)이 넓어 졌습니다.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 목회자들인지라 서로의 대화 속에서 틈틈이 기록하고 메모하기까지 하면서 진지한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저녁 식사 약속이 이미 잡혀 있어서 더 오래 하지 못했고 그 다음날 동경으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헤어졌습니다.

그 두 분의 목회자 중의 한분이 그 다음날 새벽기도회 설교에서 우리의 대화중에 나온 이야기를 “워싱턴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로 인용해서 꽤 길게 언급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제가 마음으로 나눈 목회와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설교에서 언급을 했었습니다. 그 새벽기도회 설교는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그 교회 웹사이트에 올라갔습니다.

2년 전에 리버티 신학교에서 수학하시면서 우리 교회에서 제공하는 교회 사역 세미나인 CF 컨퍼런스에 참석하셨던 어떤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최근에 목회와 교회에 대한 깊은 문제 의식을 느끼면서 늘 목양편지나 설교를 동영상으로 보곤 하셨습니다. 미국의 버지니아의 신학교 캠퍼스에서 하필 한국의 그 교회 새벽기도회 설교를 듣다가 설교 중에 언급된 “워싱턴에서 목회하는 목사”가 누군지를 알고는 제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셨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남긴 글을 며칠 지나서야 읽어 보고서야 설교에서 언급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지경이 참 좁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강 변에서 목사들이 둘러 앉아 나눈 이야기가 지구 반대편에서 고민하는 사역자의 귀에 들어가고 곧바로 마음을 나누는 글을 직접 전할 수 있을 만큼 범위와 지경이 좁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어디서 무슨 말을 하든지 지구 반대편에서 듣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 목회의 본질, 교회의 본질, 민족과 복음의 장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도하고 씨름하는 분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도 새롭게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작은 한 마디, 작은 생각의 단편 하나, 조그마한 권면의 말 한마디가 큰 파장과 물결을 불러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집의 서재에 앉아 대양을 건너고 국경을 넘어서 돌고 도는 나눔의 길, 섬김의 길을 그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