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은 성령께서 강림하신 날입니다. 유월절로부터 50일이 지난 날이므로 오순절이라 하였고, 유월절로부터 7번의 안식일이 지난 다음 날이기에 칠칠절이라 하였습니다. 이날은 보리추수기였기에 초실절 혹은 맥추절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날은 구약에서는 유월절과 초막절과 함께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중의 하나였는데, 신약에서는 바로 이 날에 성령께서 오셨기 때문에 성령강림절이라고 말합니다.

성령강림절은 성령이 오셔서 교회를 새롭게 세운 날입니다. 예수님의 120명의 제자가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에 힘쓸 때에, 성령께서 충만하게 임하시므로 모인 사람들이 방언을 하면서 각종의 언어로 “하나님의 큰일”을 선포하였습니다. 성령이 임하시고 난 뒤, 교회의 모습이 본질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교회에는 성령님의 열매인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적 특성이 성도들에게 임하게 되었고, 성령의 은사가 임하므로 그리스도께서 행하시던 것처럼 ‘이적과 기사’(signs and wonders)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이날에 5개의 두루마리 중의 하나인 ‘룻기’를 읽었는데, 룻기는 바로 이 보리추수 때에 다윗의 증조부모인 보아스와 룻의 만남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구약의 오순절 이 되면 유대인들은 보아스와 룻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구약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성령님은 분명하게 자신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성령 충만한 두 사람, 보아스와 룻의 삶에 대하여는 분명히 알았을 것입니다. 사사시대는 어두움과 반역과 부르짖음과 혼돈이 가득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도 신앙과 효성이 지극한 룻과 같은 거룩한 여인이 살아가고 있었고, 더구나 보아스와 같은 성령 충만한 사람의 모습을 우리가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은사를 받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성령 충만의 열매는 “예수님의 인격”을 가지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에서는 성령의 열매가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오래 참음, 온유와 절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바나바는 신약의 착한 사람이었고, 성령 충만한 보아스는 이러한 성령의 열매를 가지고 있는 착한 사람입니다. 황폐하고 어그러진 시대 가운데, 보아스의 모습은 버려진 가정을 일으켜 세우는 선한 사람이요, 지혜롭고 축복을 받은 사람으로 성령 충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구약의 성도들은 성령 충만의 단어가 없이도 보아스와 룻을 통하여 성령 충만의 실제적 모습을 보았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