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회 칼럼에 대한 반향이 뜨거웠습니다. “저도 그 병을 앓고 있습니다.”라고 귓속말을 해 주신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어느 교우께서는 “목사님, 그거, 병 아닙니다. 나이 오십 지나면 저절로 없어집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말씀한 여자 교우도 계셨습니다. “그거, 그냥 두면 안 돼요. 맞서서 함께 소리 질러야 돼요.” 반면, “목사님도 그런다니, 적잖이 위로가 됩니다.”라고 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 병을 어떻게 고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 문제로 고민을 했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이제는 이 문제로부터 거의 해방된 사람으로서 이 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첫째,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그 행동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 파괴력을 가지는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어느 교우께서 보낸 메일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었습니다. “제가 버럭 소리를 지를 때마다 아내는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고 말하면서 문을 잠가 버립니다.” 그로 인해 울렁증을 앓는 아내들이 적지 않습니다. 결혼을 ‘마음대로 상처 줄 상대를 얻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결혼은 ‘마음 다해 사랑해 줄 상대를 얻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이 행동은 죄에 가깝고, 한 마디의 실수로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이 행동은 어리석음에 가깝습니다.

둘째,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평소에 부부 사이에 대화가 잘 소통되어야 합니다. 피상적이고 일상적인 대화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대화는 마음을 굳게 닫은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의 대화가 이루어지면 서로의 감정까지도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 같은 대화가 이루어지면 버럭 소리 지르는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셋째, 감정 표현 방법은 곧잘 버릇이 됩니다. 버럭 소리를 지르는 버릇을 그냥 두면 점점 심해집니다. 그러므로 그런 순간이 오면, 잠시 숨을 고르고는, “여보, 내가 지금 신경이 예민하니, 나중에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해 보십시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데 어떡합니까?”라고 반문하실 분이 계실지 모릅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그럴 경우는 열 번에 한 두 번입니다. 대개의 경우, 스스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점점 그 감정이 약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아내들에게도 부탁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남편께서 이 버릇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아내들께서도 도울 일이 있습니다. 남편의 감정을 잘 살피는 일입니다. 눈치 보고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육신적으로 피곤해 있거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으면 잠시 그대로 두라는 것입니다. 대개 버럭 병은 그 때 터지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남자는 다 ‘애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럴지도 모르니 잘 좀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