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영국여류시인의 시를 읽다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시는 사랑을 오니온(양파)에 비유한 것이 특히했습니다. 기독교의 사랑에 대하여 다시 깊게 묵상할 수 있는 게기를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 시를 쓴 여류시인은 지난 5월 1일 영국왕실이 영국역사상 341년만에 처음으로 여류왕실계관시인(Royal Poet Laurete)으로 임명된 스코트랜드출신 여류시인 케롤 앤 듀피 (Carol Ann Duffy, 1955-)입니다. 영국왕실계관시인은 10년마다 영국왕실이 왕실의 품격을 모든 국민들에게 시를 통하여 알리기 위하여 당대 최고시인 중에서 선정하는 시인의 최고명예직입니다.

그녀의 시 세계는 그녀가 태어났던 스코트랜드 글라스고우의 서민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그녀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같이 ‘서민계층적’이고, ‘진보적’이며, 그러면서도 ‘기독교적’ (Catholic)인 내용을 시상으로 안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들에 나타나는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시제로 삼고 있으면서, 그녀의 시적 형상화는 성악가들이 발성을 할 때에 목으로 하지 않고 배로 하는 복식발성(Ventriloquism)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노래의 소리가 목에서 나오지만 배 깊숙한 곳, 근원지에서 나와야 아름답고 참된 노래인 것같이 그녀의 시형상화는 간결한 시어를 사용하지만 근원적이며 본질적인 내용(기독교사상)을 표출해 주는 특징을 안고 있습니다.

그녀의 ‘발렌타인’(Valentine, 시집 ‘환희’ Rapture 2005)이라 제목한 시가 사랑을 오니온으로 형상화하여 오니온이 간직하고 있는 특성을 발취하므로서 기독교의 사랑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웁니다.

그 시는 이렇게 전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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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카드나 입맞춤전송이 아니고.
오니온을 선물하리.
맹열한 입맞춤이 네 입술에 머무리라,
소유적이고 성실한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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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온을 받아라.
오니온의 백금태가 결혼반지로 축소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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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것.
오니온의 내음이 네 손가락에 걸려 있으리,
네 칼에 걸려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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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a cute card or a kissgram.
I give you an onion.
Its fierce kiss will stay on your lips,
possessive and faith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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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it.
Its platinum loops shrink to a wedding-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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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hal.
Its fierce scent will cling to your fingers,
cling to your knife.

이 시는 오니온의 특성을 형상화하여 참된 사랑, 즉 기독교사랑의 진면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첫째, 오니온을 입에 대면 씻어내도 그 냄새가 지독하여 오래 남아 있는 것과 같이 참사랑은 지독할 정도로 강열하고, 내것같이 소유적이며, 끝까지 성실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 네 이웃을 네 몸과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울사도도 “사랑은 .... 모든 것을 믿으며 ....”라고 사랑의 특성을 설명했습니다. 네 몸과 같은 ‘소유적인 사랑’, 모든 것을 믿는 ‘성실한 사랑’이 바로 기독교의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둘째, 오니온을 자르면 나오는 둥근 태가 변하지 않는 가장 고귀한 백금의 결혼서약반지로 상징되듯이 참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라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약속은 “예수님의 사랑안에 거하는 것”이요, 바울의 설명한 바 “모든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안에 거하는 변하지 않는 약속, 모든 것을 바라는 변하지 않는 약속은 무엇입니까? 그 약속은 구원이고 영생입니다.

셋째, 오니온을 짤라 요리를 하고 난 후에도 그 냄새가 손가락과 칼에 오랫동안 남아 있듯이 참사랑은 우리의 손가락과 우리가 사용한 칼에 운명적으로 메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손가락과 칼은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없어서는 아니될 도구입니다. 한번 오니온을 사용하고 나면 그 냄새가 사용한 손가락과 칼에 오래 매달려 있는 것과 같이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 사랑의 향기가 매달려 풍기어야 하는 것이 참사랑의 실천이라는 시적 형상화입니다.

예수님은 영생을 구하는 부자에게 모든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을 당장 하라고 하셨습니다. 바울은 사랑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것, 즉 지속적인 행위임을 강조했습니다.

오니온을 요리할 때마다 참사람, 기독교사랑을 묵상했으면 합니다. 입에 머물러 있는 오니온냄새와 같이 강열하고 소유적이고 성실한 사랑, 오니온링이 상징하는 백금결혼반지같은 변하지 않는 약속의 사랑, 그리고 손가락과 칼에 매달려 있는 오니온 냄새와 같이 실천적이고 숙명적인 사랑을 우리는, 아니 나는 얼마나 하고 있는지 묵상해 봅니다.

(백 순, 미국노동성선임경제학자, 글로발소사어티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