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율, 벨칸토 발성법 연구회 회장: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이태리에서 7년간 성악과 합창을 공부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고 있다. 저서로는 '알기쉬운 벨칸토 발성법과 '창조론으로 본 벨칸토 발성법' 이 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최고의 악기
이탈리아는 오래 전부터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장인들과 예술가들이 많이 있었다. 고대 로마의 문화를 바탕으로 문예부흥이었던 르네상스 시대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천재 예술가들이 있었고 그 외에도 많은 유명한 예술가와 장인들 그리고 음악가들이 감히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수 많은 작품들을 남겼고 국가적으로 이러한 유물과 예술품에 사활을 걸고 잘 보존해 왔다. 그래서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마치 나라 전체가 예술품이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며, 이 나라는 진정한 부자구나 하는 부러움을 갖게 된다.

그 예술가와 장인들 중에 지금으로부터 약300년 전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 1644~1737)라는 장인이 바로크 시대에 이태리 북부 크레모나(Cremona)라는 도시에서 바이올린을 비롯한 현악기를 제작했는데 그가 제작한 바이올린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만든 악기들 중에 가장 최고의 소리를 내는 신비한 악기요, 명기로 찬사를 받고 있다. 아마 기악을 하는 분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바이올린이나 현악기를 전공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이 악기로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현재도 이 악기는 간혹 거래가 되는데, 상태에 따라 미화로 150만불 정도의 값으로 거래되고 있는 악기가 있어 거래가 있다는 소문이 있을 때마다 항상 세계적인 뉴스 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 악기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훨씬 훌륭한 악기가 있는데, 이 사실을 깨닫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악기는 바로 하나님께서 직접 만들어주신 우리의 발성기관이다. 그래서 우리의 악기는 하나님께서 직접 만드셨기에 악기 중의 악기요, 어느 악기도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악기인 신기(神器)인 것이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하나님께서 우리의 몸을 창조하시면서 발성기관도 같이 만드신 목적은 바로 이것을 통해 찬양 받으시기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찬양(노래)을 잘 하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다. 발성을 배우지도 않은 새들도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도록 만드셨듯이 우리의 악기는 하나님께서 우리로 인하여 아름다운 찬송을 받으시기 위해 직접 만드신 악기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즉, 우리의 악기는 완벽하게, 가장 쉽게, 그리고 누구나 아름답게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놀라운 악기인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이다.

-벨칸토 발성의 탄생
역사적으로 보면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아탈리아는 음악의 중심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오페라를 중심으로 성악음악이 크게 부흥했었다. 이 때의 창법을 오늘날 벨칸토(Belcanto: Bel은 아름다운, Canto는 노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라고 부르는데, 이 시대에 이탈리아에서 성악예술이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탈리아 언어가 노래하기에 좋은 언어이며 당시에 음악적 환경이 성악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던 원인도 있지만, 벨칸토 창법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인간의 발성기관과 발성의 원리에 가장 부합된 자연의 원리에 근거한 발성법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음악적 환경을 보면 16세기 말에 시작된 오페라는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아리아를 중심으로 대단히 활발해져 많은 가수들을 필요로 하였는데, 그 시대의 작곡가들은 오늘날의 작곡가들과는 달리 곡을 쓸 때 가수들의 역량에 맞춰 작곡을 하였고, 당시의 연주회는 가수들의 성악적 표현을 존중하는 가수들 중심의 연주회로 공연되었다. 한편으로는 극장의 규모 또한 가수들이 노래하기에 적합한 규모였으며,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작았기 때문에 가수들은 무리 없는 자연스런 발성을 통해서 경험에 의한 실제적인 가창의 발전이 가능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악적으로 좋은 환경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경험적이며, 실제적인 가창법, 그리고 노래하기에 좋은 이탈리아 언어의 결합이 조화를 이뤄 이탈리아에서 벨칸토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과학 그리고 진화론적 발성법의 등장과 벨칸토의 쇠퇴
그러나 유럽에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진화론이 발표된 이후 근대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과학과 진화론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열풍이 불었으며 근대의 발성교사들도 성악도 이전까지 경험에 의존해 왔던 관행에서 탈피하여 발성기관을 과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발성의 신비를 밝히고자 했다.

당시의 대표적인 발성 이론가였던 가르시아 2세(Marnuel Garcia, 1805~1906)는 그의 아버지와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벨칸토 창법을 버리고 해부학적으로 발성기관을 연구하여 그 발성기관을 인위적으로,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강화시켜야 발성이 크게 발전된다는 발성의 과학적 이론을 제시했는데 그 시대의 발성교사들은 그의 이론을 획기적인 발견으로 받아들였고 성악이 크게 발전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했다. 그래서 그의 제자들은 이 이론을 바탕으로 계속 과학적 발성을 발전시켜왔고 오늘날까지도 현대의 발성교사들은 이러한 해부학적이며 과학적이라는 그의 발성이론을 벨칸토보다 훨씬 진보한 올바른 발성으로 신봉하고 있다.

그러나 근대 발성교사들은 그들이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악기는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창조해 주신 하나님의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여 자연스럽게 노래해야 하는 우리의 악기를 의식적으로 기계처럼 조절하고 통제시켜야 하는 불완전한 악기로, 개발해서 사용해야 하는 미성숙한 악기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었다. 그 결과 벨칸토는 서서히 잊혀져 버렸고 불행하게도 성악 역시 벨칸토와 함께 쇠퇴해 갔다.

벨칸토 이후의 자칭 과학적이라고 하는 발성이론이 올바른 발성이론이라면 오늘날 발성법이 벨칸토보다 더 많이 발전해서 성악예술이 크게 부흥했어야 하는데, 세계적으로 왜 점점 더 성악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성악이 쇠퇴하고 있는 것일까? 가까운 우리 주변만 봐도 선천적으로 이미 노래를 잘하도록 타고난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노래 배우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며 올바른 발성법을 찾지 못해 좌절하고 헤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 칼럼에 계속)

벨칸토 발성법 연구회 홈페이지: www.belcanto.or.kr / E-mail: belcantomun@m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