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업 확장 방법 중의 하나가 인수합병(M&A)입니다. 가장 빠르게 업계의 선두가 바뀌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인수합병에 의한 것입니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합병 경쟁이 최근(2008년10월)에 있었습니다.

G,S의 컨소시엄 탈퇴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했을 당시만 해도 낙심하리만치 아쉬움을 표시했던 포스코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는 요즘 안도의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실물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7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아끼게 된 것에 대해 섭섭했던 G,S를 향해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최근 3-4년 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지지 부진한 인도 제철소(120억 달러)와 베트남 일관 제철소(54억 달러)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성공했다면 25조원(250억 달러)이 넘는 막대한 자금 부담을 안아야 했을 것입니다.

반면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한 한화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복병을 만나 인수 자금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대한 생명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가폭락으로 이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한생명 주식 한 주당 1만원을 받아 1조 5천 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금융권에서 주당 오천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근 대형 인수합병에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 사이에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화 외에 금호아시아나와 두산도 인수합병의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금호 아시아나는 2006년 말 시공능력 1위인 대우건설에 이어 올해 초 물류 업게 1위 업체인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하며 재계순위가10위에서 8위로 올랐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 인수에 10조원(1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함으로 부채 비율이 급상승해 현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유동성(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금호생명 매각에 나서는 등 현금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경기악화로 진척이 느린 형편입니다. 금호 아시아나의 관계자는 "금호생명 매각 등 유동성 확보 계획을 차분히 이행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두산 역시 지난 5년간 과감한 M&A로 중공업 그룹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올 들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지난해(2007년)51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국 소형 중장비 업체인 밥켓은 경기침체로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돼 두산의 자금 사정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각종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포스코, G,S, STX, 등은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최대 크루즈선 조선회사인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던 STX는 40억 달러짜리 대한 통운까지 인수했다면 지금쯤 자금난이 불가피했을 것입니다. 하이마트,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G,S, 포스코와 대한통운 인수 경쟁에서 금호 아시아나 그룹에 밀렸던 한진 그룹은 계열사 투자 확대 등 여유 있는 신년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면 인수에 성공한 기업들이 오히려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계의 고위인사들은 "당장 어렵지만 나중에 누가 웃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며, 경기가 좋아지면 인수의 어려움을 극복한 기업들에게 훨씬 유리한 성공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희노애락이 점철된 것이 인생입니다. 인생이란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얻을 때가 있으면 잃을 때가 있으며, 세울 때가 있으면 무너질 때가 있고,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실패와 성공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의 관계입니다. 환경적 조건이 아니라 대응 자세에 따라 실패가 성공이 될 수도 있고, 성공이 실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웃는 자는 우는 날을 대비해야 하고 우는 자는 웃을 날을 바라보고 대비해야 합니다. 근시안적으로 눈앞의 것 때문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보다 멀리 내다보며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약속의 소망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