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11/4)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 상원의원보다 많은 표를 얻어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번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미국 역사의 획기적 사건으로 여길 만큼 그의 당선은 미국 역사에 대단한 가치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1862년 링컨 대통령에 의해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46년 만에, 그리고 그후 100년이 지난 1962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을 외친지 46년 만에 그의 꿈이 이루어진 사건입니다. 지난 4일 늦은 밤까지 선거 결과를 지켜보다가 자정이 넘어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후 시카고 그랜드 공원에서 행한 오바마의 당선 후 첫 연설을 듣기 위해 운집한 12만명이 넘는 지지자들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렀고, 그 광경을 TV 중계로 지켜보던 많은 이들도 벅찬 감동으로 역사의 순간을 지켜봤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이번 선거를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후보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데에는 아마 보는 이들에 따라 그 이유를 사뭇 다르게 꼽을지 모릅니다. 어떤 이는 전통적으로 대선에서 공화당은 국가 안보를, 그리고 민주당은 경제 문제를 정책의 우선으로 삼아왔는데 최근 급격하게 휘몰아친 경제 위기가 오바마의 당선을 도왔다고도 하고, 혹자는 그동안 선거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던 젊은이들과 흑인들을 투표에 참여시킨 것이 주요했다고도 하고, 또 지난 2004년 전당대회부터 외칠 적마다 청중들의 심금을 울려온 오바마의 탁월한 웅변술이 주효했다고도 합니다. 그러한 여러 가지 그의 당선 이유 중에서 아마도 지난 8년 동안 부시대통령에 의해 주도된 공화당의 국가 통치 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이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를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Change, We need"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선거에 임한 오바마의 선거 전략이 압도적 지지를 얻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말대로 우리가 사는 지금 미국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니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비단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주창한 오바마를 우리의 정치적 지도자로 택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선 확정 후 가진 연설에서 “미국의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선포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미국의 변화는 필요하고 또 그러한 변화는 시작되었다는 그의 말은 맞습니다. 그동안 사회 각 분야에 잠식되어 있는 인종적 차별과 같은 여러 가지 배타적 차별의식은 변화될 필요가 있고, 또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작금에 휘몰아치고 있는 증권시장과 실물 시장의 위기로 인한 경제적 현실도 변화가 필요하고,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자로 가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국정 방침의 최우선을 경제적 안정이라고 천명하였습니다. 아마 이번에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많은 이들의 바램이 바로 이 경제적 위기에서의 변화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오바마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던 날 밤에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택한 “변화”에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변해야 한다는 이를 지도자로 택하고 이제 그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 변화에 대한 기대로 기뻐하며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는데 제게는 그러한 변화가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앞으로 치러야 할 변화에 대한 대가(代價)때문이었습니다. 지나간 역사를 보면, 그것이 한 나라의 역사이든지, 아니면 우리 개인의 삶이든지 우리가 변화를 경험할 때마다 그것이 어떤 변화이든지 변화에는 반드시 지불해야할 댓가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 우리가 택한 이 변화를 위해서도 치러야할 댓가가 있을 터인데 그것을 어떻게 치룰것인가 하는 변화의 댓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변화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변화의 필요성을 우리 스스로 택했습니다. 물론 여러분 들중에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택하지 않고 공화당을 택한 분들도 계실 것이고 그런 분들 중에는 나는 변화를 택하지 않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그러나 우리가 택한 의사 결정의 원칙이 다수결일진대 이번 대선으로 결정된 선택은 비록 어느 한 사람, 한 정당의 선택으로 시작되었을지라도 이제는 우리의 선택이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말처럼,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 변화는 우리에게 댓가를 요구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택한 변화의 댓가를 누가 지불할 것인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를 대신하여 댓가를 지불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택한 변화의 댓가는 우리가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막 시작된 변화를 위해 내가 담당할 댓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