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엣 사이먼 & 가펑클이 부른 '엘 꼰도르 파사'는 아름다운 음률과 환상적인 하모니로, 1970년 빌보드 차트에 등장한 이래 호평 받는 명 팝송곡이 됐다.

프랑스의 라틴 포크 그룹 '로스 잉카(Los Inca)가 반주했는데, 인디오들의 전통악기 싼뽀냐, 께냐, 따르까, 차랑고, 아르빠, 까하, 봄보로 연주했다.

애잔한 음률엔 태양 제국의 패망했던 서러운 얘기와 독수리가 비상하여 아득한 창공을 활강하듯 잉카 후예들의 슬픈 영혼을 달래줄 소망까지 담겨 있다.

'잉카'는 태양의 아들(Hijo de Sol)이란 뜻이다.
잉카가 대제국으로 존재했던 것은 1세기 정도다. 1532년 스페인 약탈자 프란시스꼬 삐사로가 황금에 눈이 멀어 아따왈빠 황제를 처형하고 제국을 복속시켰다.

살아남은 후예들이 하늘도시 마추픽추(MachuPicchu)로 피신하고 2,900m 산 정상에 난공불락의 공중도시를 건립한다. 산과 절벽, 밀림에 둘러 쌓인 천연 요새는 산아래 정복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성역이었다.

만 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그곳엔 성과 지붕 없는 집들, 농경을 위한 해시계, 계단식 경작지와 배수로를 건립하였다. 거대 돌덩이를 젖은 모래에 마찰하여 다듬고, 다양한 건축자재로 사용했다. 얼마나 정교하고 견고한지 돌과 돌 사이 종이 한 장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없다.

까맣게 잊혀졌던 마추픽추는 1911년 7월 24일, 미국인 하이램 빙엄 교수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 거대한 수풀에 쌓인 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잉카의 마지막 황제 투팍 아마루 2세, 200년간 계속된 스페인 학정에 견디지 못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총과 대포로 무장한 막강 군대와의 싸움은 참담한 패배뿐이었다.

비운의 황제와 그의 가족들은 혀가 뽑혀지고, 사지가 찢기는 능지처참 형을 받고 1781년 살해됐다.

잉카의 후예들은 그런 투팍 아마루의 영혼이 한 마리 거대한 꼰도르가 됐다고 생각한다. 오후 5시경이면 늘 그랬듯이 안데스 심산계곡을 유영하듯 날아오르는 꼰도르의 군무를 보며 후손들을 굳게 지켜달라는 염원을 '엘 꼰도르 파사'에 담아 노래한다.

안데스의 꼰도르는 가히 압도적이다.

양 날개를 편 길이가 3 m,
앉은키 가 1.42 m,
수컷의 체중은 15Kg 정도다.

절벽 바위 틈에 집을 지으며, 타조알 만한 알 2-3개를 낳아 45일간 품는다. 하루 100 마일을 상승기류를 이용하여 날 수 있고, 최고 7천 미터까지 오르고, 300m의 높이에서도 생쥐를 포착할 수 있는 막강 센서 눈을 갖고 있다. 최대 수명은 50년.

다른 독수리들과 가빌란(새매)은 썩은 짐승의 시체를 탐하지만, 꼰도르는 살아있는 뱀, 생쥐, 심지어 사슴, 여우, 야마, 늑대를 공격하여 5Kg 상당의 내장과 동공을 포식한다. 5주간은 굼식해도 끄덕 없이 버텨낸다.

탁한 붉은색 민둥머리에 벼슬이 코잔등부터 머리까지 소복하게 돋아나있다. 수컷은 목 줄기에 하얀 목도리를 둘렀다. 몸 전체는 검정색 털로 가득하고, 날개 배면에 하얀 깃털이 있다. 양 날개 끝자락엔 7개의 독립된 깃털이 안테나처럼 가지런하다. 단단하고 앙칼진 부리와 노획물을 움켜쥔 발톱은 벼린 낫 같다.

맹금류의 보잉 747로 불리는 수컷 꼰도르의 기상이 얼마나 숭고한지 안데스의 콜롬비아, 에쿠아돌, 칠레, 볼리비아 국가 문장에 영원한 이상으로 남았다.

기무치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김치의 깊은 맛을 낼 수 없는 것처럼, '엘 꼰도르 파사'의 깊은 감동은, 안데스 인디노의 혼과 영혼이 깃든 연주라야 한다. 에스삐리뚜 안디노의 연주는 그 중 백미다.

"안데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 다니는 꼰도르야, 나를 안데스로 데려다 주렴, 내가 지금 제일 원하는 것은, 고향으로 돌아가 형제들과 그 곳에서 살고 싶단다. 형제들아, 날 꾸스꼬의 중앙 광장에서 기다려 주렴, 그래서 우리가 다시 만날 때, 마추픽추도 와이나픽추도 같이 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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