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더워 일어서도 앉아도 누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래서 인지 소변을 보는 경우가 적다. 선교사로 캄보디아에 오면 제일 먼저 걸리는 병이 방광염이라고 한다. 너무 땀을 많이 흘려 소변 볼 것이 없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오늘은 꼬소똔에서의 두번째 날이다. 어제 밤에는 한 집에서 십여명 이상이 함께 잤는데, 비좁아 모기장 밖에서 잔 사람들도 있다. 내가 4시라고 생각해서 일어나 보니 여기 시간으론 3시였다. 그때부터 성경보고 기도하고 하니 모두가 다 일어나 기도하게 되었다. 조금 지나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모스크에서 기도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온 섬에 올려 퍼진다. 너무 소리가 커 기도가 잘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조금 지나니 기도에 더욱 몰두 할 수 있게 되고 그 소리가 그렇게 부담되지 않게 들린다.

모두 기도를 끝낸 후에 집 밖에 나가 김현태 집사님의 인도로 맨손체조를 했다. 그 후에 해돋이를 보기 위해 강가로 나갔는데, 구름이 끼어 잘 볼 수는 없었지만 농촌의 평화로운 모습에 저절로 마음이 쉼을 갖는다. 강가에는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과 방목하는 어미소들과 송아지들, 말과 망아지들이 열심히 풀을 뜯고 있다. 또 어부들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과 육지로의 통행 수단으로 사람들을 싣고 물살을 가르며 달려가는 카누 모양의 배들이 서로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7시부터 시작되는 영어와 한국어 공부반에 아이들이 벌써 집앞을 지나고 있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별로 할 일이 없는데 외부에서 와서 공부도 가르쳐 주고 캔디나 선물도 주니 새벽부터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니 참 귀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 곳에서는 4학년으로 끝이 나고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초등학교는 공교육인데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월급이 너무 적어 수업 끝나고 쉬는 시간에 선생님들이 가져온 소다등 캔디를 판다. 그리고 하루에 한 아이에 약 25센트 정도의 돈을 사친회비식으로 받는다고 하는데, 이 돈이 없어 학교를 갈 수 없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지금 옆방 교실에는 아이들이 아에이오우 곡에 맞추어 모두가 합창을 한다. 옆방이 벡키방이고 그 옆방이 크리스티나의 방이다.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가르친다. 그리고 다현이와 김현태집사가 보조하고 그 옆방은 송현철집사가 보조하고 있다. 그리고 한글반은 김영익 선교사님이 지금 가르치고 있다. 어제 도유진집사님이 사투리가 너무 심해 퇴출 당했다고 웃고 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도 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고 있지만, 아무리 닦아도 시원하지도 않고 속에서 열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캄보디아로 오기 전에 원 간사가 젖은타올을 많이 넣어주고 또 다닐 때 꼭 물수건을 가지고 다니라고 한 것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리고 작은 것까지 세심히 챙겨준 마음이 감사하다. 물론 좀 지나면 적응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백선교사님도 1년이 지나서야 겨우 적응이 되었다고 한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이젠 미국서 못살 것 같다고 오늘 아침에 함께 학교로 오며 이야기 했다. 더욱이나 사모님이 내년에 미국서 안식년을 가질 것인데 지금부터 걱정을 한다고 한다. 여기는 날씨는 덥지만 집안에 일해주는 사람들도 있어 아이들도 잘 돌볼 수 있고 집고 크고 생활도 이제 적응되고 미국과 같이 급하게 살 필요도 없어 이 곳이 좋다고 한다.

여기서는 소 한마리가 2백불 정도, 말도 2백불 정도라도 한다. 이 가격은 볼리비아와 비슷하다. 그런데 볼리비아와 다른 것은 여기는 땅이 비옥하여 먹을 것이 많다. 그래서 짐승들도 모두가 살이 찌고 윤기가 도는 것이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 교회 최고의 요리사(특별한 음식)인 도유진 집사님은 여기 닭을 보니 모두 토종 닭이라 맛이 있으니 닭도리탕을 자기가 만들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수요일 점심때 한 20명 되는 고아원을 짓는 인부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이제 막 점심 후 오후 시간의 첫 클래스가 마쳤다. 우리 모두는 더위로 다 지쳐 있지만, 에어콘이나 선풍이기도 없는 슬레이트 지붕 안의 교실은 그야 말고 찜통인데도 아이들은 싱싱하고 지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된다.

각 클래스를 다니다 보니 사투리로 인해 퇴출된 줄 알았던 도유진 집사님이 한글반에서 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아주 잘 가르친다. 아이들도 잘 따라하고 도 집사님이 신이 나고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두가 열심으로 기쁜 마음으로 헌신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나는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좋은 교회, 좋은 성도, 또 단기선교 간다고 몇 일씩 금식하는 아내 그리고 다음 세대 리더가 되기 위해 GLDI에 40일간 훈련 받고 있는 두 아들들 그리고 사랑하는 딸.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많은 것으로 축복하셨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이 가진 자이다.

그 만큼 하나님의 기쁨이 되어야 하는데, 더욱 부지런하고 나의 한계를 뛰어 넘는 삶을 살아 갈 때만이 하나님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삶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새롭게 결심을 한다.

김영익 선교사님이 이 곳이 좋은 모양이다. 더 있고 싶은데 나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본다. 이 일은 나 혼자의 결정이 아닌 이곳 선교사인 백 선사님과 의논 후 결정 해야겠다. 김영익 선교사님은 고아원에 지하수 공사에 5천불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하신다. 무엇인가 하나님께 더 드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참 귀하다.

이 곳 고아원이든, 어떤 곳이든 우리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 더 귀하게 쓰임 받아 행복한 선교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내일은 나는 이성민 선교사님을 따라 그의 사역지를 함께 둘러보고 수요일 오전에 돌아온다. 그 동안 이 곳 팀원들은 고아원에 망고 나무와 고아원 정문 철장 남은 부분 과 일층 쇠창살 창문을 페인트하기로 했다.

전기가 없이 어두운 가운데서 글을 쓰게 되어 오타가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