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장로가 대통령으로 있는 우리나라 정치권에 대해 불교계가 불편한 심기를 표하면서 급기야는 지난 8월 27일에는 서울 광장에서 범불교대회를 개최하여 대통령과 정부의 종교 편향 정책을 맹렬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이러한 때에 어떤 목사님께서 “스님도 구원받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마치 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불교계의 반응이 격양되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과 관련 공무원들, 그리고 정치권의 행보 빠른 이들의 불교계를 달래는 행렬이 이어지고 발언 당사자인 목사님의 해명도 이어졌지만 불교계의 섭섭함은 달래지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기독교안의 입장도 크게 둘로 나뉘어서 서로 목소리들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우리 교회가 타종교에 대해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하며 불교계를 찾아 사과를 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서 마땅히 겪는 불편함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때에 법철 스님께서 “지금은 불교계가 남의 잘못을 지적할 때가 아니라, 스스로의 잘못을 자성해야할 때라”고 쓰신 글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는데, 그 분의 글을 읽으면서 기독교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불교계를 꾸짖어 주는 시원함보다는 지금 사회 기득층으로서 권력에 야합하기 쉬운 오늘 교회의 현실에서 우리 스스로 교회의 본질에서 빗나기지 않도록 자성해야할 시기임을 일깨워주는 각성의 찌름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전을 주신 법철 스님의 글을 아래에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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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과 정부는 고의적으로 종교편향을 했다면, 백번 시정의 함성을 들어야 마땅하고, 시정해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조계종 종사급의 가사를 걸치는 승려로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대통령과 정부를 각성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범불교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시의적절하고, 지혜롭고, 불교도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공감하며 격려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대회를 연 것이었을까? 아니면 불교조직을 위태롭게 하는 처신이었을까?

불교계가 종교 편향 사례로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 예배(3월), 국토해양부 교통정보시스템에서 사찰 정보가 누락된 사건(6월), 경찰의 조계종 총무원장 탑승 차량 검문(7월) 등을 꼽았는데 이런 것은 대승적인 자비 속에 시정하면 될 것이지 대정부투쟁의 빌미로 삼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처사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라는 이유로 시비를 걸고,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운동은 기독교와 불교간의 반목만 초래할 뿐이다. 170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통해 민족과 애환과 흥망을 함께 해온 불교계가 왜 장로 대통령에 대해 선교의 두려움을 갖고 분격하는가? 세계 최강 무력의 미군이 이 땅에 진주를 해오며 선교를 해도 불교는 붕괴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부의 승려들이 못된 짓 하여 불교가 망조(亡兆)가 들 뿐이다. 불교계가 쪽수로 세(勢)를 모우면, 기독교계는 메아리처럼 쪽수로 세(勢)를 보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마치 동네 패싸움이 되듯 상호 비난하고, 쟁투해서는 절대 아니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예배를 본 것이 불교계에서 볼 때 그토록 경천동지할 일이며, 분격할 일인가? 박대통령 18년간 재임시 청담스님을 위시하여 얼마나 많은 승려들이 청와대에서 목탁소리를 울리며 독경을 하며 살다시피 했는지 아는가? 암산(巖山)의 구곡양장(九曲羊腸)같은 도선사 소로(小路)를 자동차가 다니도록 누가 도로공사를 했는가? 국군의 공대대대가 동원되어 다이너마이트로 암산을 발파하며 길을 뚫었다. 국방에나 투입되어야 할 공병대대가 박대통령과 육여사의 불심명령에 의해 사적(私的)으로 동원되어도 당시 기독교계는 벌떼같이 일어나 종교편향을 외치며 규탄성(糾彈聲)을 내지르지 않았다. 아전인수(我田引水)처럼, 우리가 하면 문제가 없고, 남이 하면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처럼 대적시(對敵視)하는 것은 대승적 자비와 아량이 없는 자들의 소인배(小人輩)들의 작태일 뿐이다.

‘복이 다하면 타락’(福盡墮落)한다는 부처님 말씀은 영원한 진리이다. 신라천년, 고려 말까지 불교는 국교였고, 공부를 인정받는 승려들은 왕사, 국사로 존중받았다. 국교의 불교가 고려 말에 타락되어 이조에 배불정책을 당했고, 급기야 승려는 도성출입을 금지하는 기막힌 수모를 당했다. 깨닫고 보면, 그 시대 승려들의 생각 잘못이 원인이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세금 안내면서 졸부로 사는 승려들이 어디 하나 둘인가. 매불(賣佛)하여 천문학적인 시줏돈을 수입보면서, 외제차,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부정하는 자들을 시줏돈으로 육성 지원하는 전성시대를 이룬다면, 복진타락(福盡墮落)의 인과응보를 반드시 받을 것이다. 작금의 한국불교는 고려말(高麗末) 타락불교의 전조(前兆)가 보이고 있다. 필자는 송곳 꽂을 땅조차 없고, 한달에 1만원의 고정급여도 없다. 그래도 언제나 대한민국 수호에 앞장선다. 탁발을 해먹더라도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 좋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