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동안 세 종류의 교회를 겪어 보았습니다. 약 20년 전, 유학생 시절에 토론토에서 40여명 정도 모이는 한인교회를 담임했는데, 3년 후 떠날 때는 약 180명 정도 모이는 중형 교회가 되었습니다. 버지니아로 오기 전에는 약 50명 정도 모이는 백인 교회를 담임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작은 교회, 중형 교회, 그리고 대형 교회를 모두 경험해 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 나름의 기쁨과 보람이 있습니다. 물론, 작아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형 교회가 제일 알맞을 것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거기에도 나름의 기쁨이 있고, 또한 나름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로 일하면 다 좋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여기에도 역시 나름의 기쁨과 보람이 있고 또한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대형 교회에서 일하는 지금, 저는 가끔 과거에 소형 교회에서 경험했던 기쁨을 그리워하곤 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매나싸스 캠퍼스를 일구면서 저는 대형교회 목사로서 소형 교회에서만 얻는 기쁨을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70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소형 교회가 가지는 장점을 두루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요! 이것이 저만의 경험이 아니었음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맥클린의 대형 교회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매나싸스 캠퍼스에서 한 가족이 된 것 같은 경험을 한 교우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잘만 하면, 대형 교회의 교인으로서의 장점과 소형 교회 교인으로서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작년에 “작은 교회, 큰 목회”라는 구호를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목회의 내용은 크게 하되, 교회의 외형은 작아지기를 추구하자는 뜻이었습니다. 교회가 작아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속회 사역이 활발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교회는 뭔가를 구경하기 위해 모였다가 흩어지는 모임이 아니라, 믿는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사귀고 나누며 섬기는 공동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속회는 이 같은 영적 공동체를 이루기에 가장 적당한 곳입니다. 그래서 속회를 ‘작은 교회’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은혜로운 속회의 일원이 된 분들은 대형교회의 큰 목회와 작은 교회의 장점을 다 누릴 수 있습니다.

매나싸스 캠퍼스를 연 것도 교회의 외형을 작게 하는 노력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교회가 작기 때문에 여러 가지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만, 다른 한 편 작은 교회의 기쁨을 뿌듯하게 맛보기도 했습니다. 매나싸스 캠퍼스는 속회 중심의 교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나싸스 캠퍼스의 교인 수가 많이 늘어나도 작은 교회로서의 성격은 그대로 지켜질 것입니다. 앞으로 년 수가 늘어나면서 매나싸스 캠퍼스의 외형도 커갈 것입니다. 외형이 커가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공동체성을 잃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맥클린 캠퍼스도 역시 더욱 속회 사역에 심혈을 기우려 작아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