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포브스(Forbes)에서 2008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국가나 도시들을 발표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재미난 데이터들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주의 깊게 본 내용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애국심이 강한 나라들이 어디인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혹 ‘한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십니까 ? 그런데 애처롭게도 한국은 10위권에도 들지를 못했습니다. 물론 조사하는 데이터가 어떤 항목들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광우병 문제’나 ‘독도 문제’등 여러 시끄러운 국면들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들의 반응을 보면서 사뭇 우리 나라사람들은 애국심이 무지하게 강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 데이터가 약간은 어색했습니다.

세계 어디에 한 곳에 수 만, 아니 수 십만, 수 백만의 군중들이 모여 스포츠를 응원하고, 정부의 정책들을 비난하고 국민의 소리를 외친 적이 있었습니까 ? 물론 나라가 전복 위기의 위태한 지경인 경우에서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작금의 한국적 상황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태 반응’을 보면서 이것이 지대한 ‘애국심’에 의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포브스가 발표한 애국심 강한 나라의 최고 점수를 ‘미국’과 ‘베네주엘라’가 차지 했습니다. 그후 10위 안에 어디에도 한국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forbes.com). 결국 같은 민족끼리는 그것이 진정한 애국인 것처럼 보여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전혀 애국 같지 않은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 지금 ‘그럼, 그것이 어떤 힘에서 나온 것이냐?’하는 것을 논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의 목회자로 현재를 바라보는 애국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구약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왕조의 가장 위대한 왕조였던 다윗 왕과 국가가 위태한 지경에 놓인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왕자 압살롬의 반역 앞에 말입니다. 왕은 궁을 떠났고 피난 지경에 이릅니다. 이때 다윗을 위기 가운데 보필하며 따르는 가신들의 모습 속에서 ‘애국과 충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다윗이 위기를 극복하고 돌아오는 길목에 만난 한 비천한 인생 속에서 또 다른 애국의 모습을 찾아봅니다.

그의 이름은 ‘므비보셋’입니다. 과거 그는 이스라엘의 왕족이었습니다. 사울 왕의 손자입니다. 인간관계로 보면 다윗은 정적입니다. 그러나 그는 다윗이 쫓겨 궁을 떠나는 날부터 돌아 오는 날까지 씻지도 아니하고 치장도 아니하며 고통을 함께 했다고 합니다. 때로는 피난을 함께 가지 않은 것이 오해가 되고, 갈등을 불러 오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정적이 잘못되는 일을 즐기거나 그 때를 이용해 자신의 자리를 찬탈하려고 모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오히려 다윗 왕이 자신에게 과거 베풀었던 은혜들을 치하하며, 귀환한 것에 감사하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한 부분까지도 왕의 처분에 맡기겠노라고 고백합니다(삼하19:24-30).

다윗 왕은 그런 ‘므비보셋’을 더욱 사랑하고 돌봐줍니다. 다윗의 돌봄으로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런 사람을 축복하시고 사용하십니다. 사실 그는 두 다리를 다 못쓰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누구 하나 거들떠 볼 처지가 아닌 사람입니다. 그의 혈육들은 모조리 전쟁에서 죽었고, 그가 부리던 종에게 조차 모함을 당해 위태한 지경에 있던 사람입니다. 그런 므비보셋을 통해 하나님은 다 망해버린 사울왕의 베냐민 지파 가문을 일으키시고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하게 하셨습니다.

별볼일 없이 역사의 한 귀퉁이에 버려질 인생이었던 므비보셋이 이런 복을 누린 이유가 여럿 있겠습니다만 난 그의 삶의 모습에서 진정한 ‘나라 사랑과 충성’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다윗과의 관계를 회복시켰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기회를 만든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진정한 애국은 지금 현재의 필요만을 생각하며 일어나는 감정적이 행동일 수 없습니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일어나는 집단 행동만도 아닙니다. 때로는 그런 행동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려운 시기를 함께하는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상황이 조금 나은 사람이든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 서로간에 불이익을 당한다고 할 찌라도 큰 일을 위해 더욱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본연의 자리와 위치를 지킬 때 국가적 회복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축복도 누리게 될 줄로 믿습니다. 오늘 하루, 국가다 됐든 개인이 됐든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함께 해주는 복된 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