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상처받은 영혼들의 병원
아틀란타 한인사회의 성장과 비례해 증가하는 부부간의 갈등, 자녀와의 갈등 그리고 교회 내의 갈등의 수위가 위험하리만큼 높아지고 있는 요즘, 여기 저기 신음하는 영혼들의 한숨소리가 짙다.

“오늘도 새벽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와서 동분서주 뛰어다녔습니다. 심리적, 영적인 부분에 상담도 하지만 법정통역이나 병원문제, 이민국 인터뷰 등 소셜워크도 제가 도울 수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피곤한 기색이 있어 이유를 묻자 유희동 목사는 얼른 웃음을 띄며 대답한다. 가난하고 무너져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해 올때 득될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도울지 고민부터 시작하는 유 목사 부부. 하지만 그들이 가는 길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좁디 좁은 길’일 수 밖에 없다.

타주에서 담임목회를 하다가 4년 전 소명을 받고 아무 연고없는 아틀란타로 왔다. 무엇을 하기 원하시냐는 물음에 하나님께서는 ‘상처받고 쓰러진 영혼들을 치유하고 어루만지라’는 답을 주셨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 둘 그런 영혼들이 유 목사 부부에게 모여들었다.

상담으로 문제가 해결된 경우라도 이전에 다녔던 교회나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후속조치가 필요해 이도 저도 못하는 이들을 위해 3년 전 같은 교단의 교회를 빌려 광야교회를 개척했다. 척박한 이민생활, 광야에 홀로 서서 고독에 몸부림치는 이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치유없는 이민생활은 브레이크없이 달리는 기차
“아틀란타에는 전문상담기관이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일년에 한두번 유명한 강사를 모셔서 부흥집회식으로 하는게 전부인데, 그렇게해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안됩니다. 물어 물어 저에게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은 전체의 20%도 안된다고 봅니다. 나머지 70-80%는 수면 밑에 가라앉아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겁니다. 지금까지 개인은 600명 이상, 가정은 2-300가정 정도를 상담해왔습니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종종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끔찍한 사건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부차적인 목적을 위해 의미없이 눈앞에 것에 매달려 달려온 인생의 종착점인 경우가 많다.

“1세 이민자들이 50-60대가 되는 중년후반에 찾아오는 ‘중년의 위기’는 ‘의미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해 도박이나 불륜에 빠지고 술이나 마약에 중독되기도 합니다. 단순히 기도하고 말씀보고 성장하라는 식이 아니라 이들이 인간적으로 약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형편과 주제에 맞는 심리적, 신학적 접근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목회자들조차 그들 안에 상처와 문제로 건강한 가정, 건강한 교회를 이뤄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 건강한 교회와 가정을 만드는 선봉에는 목회자들이 서있어야 한다고 유희동 목사는 강조한다. 목회자가 건강해야 교회가 건강하고,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사는 것이다.

사람의 종이 아닌 하나님의 종으로
유희동 목사 부부는 아틀란타 교회들의 덩치는 커지고 있지만 역기능가정(Dysfunctional Family)의 근본적인 뿌리(Origin Family) 문제를 해결해 줄만한 목회자들의 관심도, 지원도 없어 홀로 개척하는 이 길이 외롭고 힘들기도 하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사람과 재원이 필요합니다. 상담사역이 많이 알려져서 벼랑 끝에 선 위기의 부부와 청소년, 목회자 가정을 돕고 싶습니다. 상담학 수업을 듣는 몇몇 목사님들이 계신데, 본인이 먼저 치유를 받으시면서 성도들을 대하고 상담하는 것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뜻이 있고 의식이 깬 젊은 세대를 카운셀러로 3년정도 키워서 전문 사역자로 양성하고자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희동 목사는 아틀란타 성서신학대학에서 목회상담학 교수로 1년에 두차례 12주과정 상담학 코스를 가르치고 있다. 강의 시간마다 이론과 실제를 적절히 배합해 다이나믹한 치유와 배움의 시간이 되고 있다고.
▲유희동 목사는 아틀란타 성서신학대학에서 일년에 두차례 12주코스 상담학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카운셀링 클래스를 강의하고 있으며, 역동적인 배움의 시간이 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전에 몇번 이 지역 큰 교회 목사님들이 손을 잡고 교회에서 전문 상담기관을 만들어보자고 뜻을 합치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자꾸 무산되더군요. 지금은 사방이 막혀있어 답답한 상황이지만 하나님께서 은사와 은혜를 주셔서 하는 사역이니 기도의 후원자, 독지가를 붙여주시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전인목회와 성장목회
유희동 목사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의 문제의 수준은 다양하다. 같은 문제라도 본인이 인식하는 정도에 따라 심각성은 달라지기 마련. 또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중년이나 정체성에 혼돈을 느끼는 청소년 등 나이와 시기에 따라 각자가 가진 어려움도 다르다. 유 목사의 목회철학은 이들 영,혼,육의 빈공간을 모두 치유하는 전인적인 목회다.

“하지만 치유는 철저히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제가 가진 기술이나 이론이 있지만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겨드릴 때 치유가 일어납니다. 나아가 치유받은 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성장목회’로 이어갈 것입니다. 건강한 가정과 교회는 뗄 수 없는 유기적관계입니다. 비록 부족한 섬김이지만 건강한 개인과 교회를 통해 이민사회와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밑거름이 되길 원합니다.”

*광야교회는...
미국장로교(PCUSA) 소속으로 3324 Medlock Bridge Rd. Norcross, GA 30092에 위치하고 있다. 주일예배는 오후 1시, 수요성경공부와 금요심야기도회는 오후 9시에 갖고 있으며, 주말을 제외한 매일 새벽 5시부터 새벽기도회를 통해 뜨거운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 연락처는 목사관 (678) 691-7376, e-mail revhdyoo@hanmail.net. 전화와 이메일로 개인 상담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