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직접적인 주도로 오는 5월 창립 예정인 ‘중동 소사이어티(Middle East Society)’가 이슬람 국내 세력 확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ES는 외교통상부와 중동학회(회장 장병옥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란어과 교수), 아랍 18개국의 정부, 왕실,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비영리 민관합동재단’으로 ‘에너지 외교’를 강조하는 이명박 당선인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이슬람, 중동지역의 다리 역할을 목적으로 학계, 정·재계, 문화계, 종교계, 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촉진하고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증진시키는 구심체로 발전시켜나가자는 것이 단체 설립의 취지다.

하지만 이슬람 전문가는 MES를 단순히 경제, 학술, 문화 교류 차원이 아닌 한국을 아시아의 전진기지로 삼은 이슬람 종교 세력 확산의 차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이슬람 연구모임 투아이즈네트워크(대표 전호진 박사) 정기세미나에서 안상준 구세군 사관(명지대 아랍지역학과 박사수료)은 MES가 교육, 종교분야로까지 접근해 나가는 치밀한 전략을 예의주시할 것을 요청했다.

안 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MES 창립 준비모임 격인 ‘한·중동 협력 포럼’에서는 대학 내 조직적인 아랍학과 개설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아랍지역 각 국가 대사, 정부 측 관계자, 재계, 학계 저명인사 2백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 내 이슬람 문화의 자연스런 확산과 인력 양성을 위해 서울대학교 아랍학과 개설을 시작으로 점차 사립학교로 확산시켜나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모임에 참석했던 안 사관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이미 지난해 5월 열린 이슬람 단체 창립총회에 약 3백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안 사관은 MES를 통해 한국 정부 내 이슬람 공동체(움마)가 형성돼 이슬람을 대변하는 공식 통로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그 동안 종교 중심의 역할을 수행했던 한국이슬람중앙회와 이외 모든 기능을 대행, 종교적인 관점의 이슬람을 일반 사회적인 분야로 확대해 사회적 약자에서 주류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으로 진화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오일달러를 통해 들여온 재정의 한국 내 투자 유치 방법에 대해 안 사관은 회교법인 ‘샤리아’를 기준으로 한 이슬람은행 설립 운영을 예로 들었다. 안 사관에 따르면 샤리아 법에는 은행이 이자를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때문에 무이자로 대출이 가능해 금융업계 판도가 뒤바뀌어 국내 금융계를 쉽게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7%대 성장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중동 국가와 교류 협력을 누누이 강조해왔던 이명박 당선인 의지와 맞물려 MES 설립 속도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이만석 목사(이란인교회)는 “공감대를 갖고 대책을 세워 체계적으로 확대시켜나가야 할 필요가 있지만 한국교회는 대책은 둘째치고 관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영국 내 무슬림은 5%가 채 안되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갖춰, 법 하나를 개정하기 위해서도 무슬림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은 하나의 종교가 아닌 삶 전체가 동반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라며 “산유국에 특별히 약한 우리나라에서 이슬람 국가가 얼마든지 협조를 받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호진 박사 역시 한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슬람 움직임을 점검하며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에 따르면 국내에 세워진 30여 개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외에도 문화원 이름으로 수많은 이슬람 단체가 건립되고 있으며, 최근 경기도 이천에 10억 규모로 이슬람 종합센터가 건립 중이다. 또한 안산에는 20억 규모의 모스크가 건립되고 있으며, 화장을 금하는 장례풍습으로 인해 카타르 정부 지원으로 이미 2004년 제천에 이슬람 공동묘지를 세우는 등 이슬람 조직 확대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 목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