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지구촌교회 김성수 목사
시애틀 지구촌교회 김성수 목사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누가, 왜 5월을 가정의 달로 이름 붙이고 또 언제부터 그렇게 전통적으로 인식을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에 누가 시작했고 누가 그렇게 이름을 붙이고 누가 그것을 5월에 고정시켰는가 보다는 가정을 한 번쯤은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할 목적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고 그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늘날 일반 사회는 물론이고 교회에서 조차도 "가정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말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유는 내 가정을 생각하면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회피하고 다른 주제로 빨리 넘겨야 마음이 편해집니다. 혹시 누가 내 가정이나 가족의 근황을 묻거나 하면 바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교회에서 가정에 관한 설교를 하면 불편해서 5월에는 교회를 쉬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믿는 그리스도인들조차도 가정을 주제로 한 대화를 불편해한다는 것은 참 큰 일입니다.
 
그렇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해 보니 세상적인 사회 흐름과 현 사조에 영향을 깊이 받고 있는 우리들 자신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문제를 정면 돌파하거나 해결할 생각을 포기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칼럼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10대 틴 에이져들은 '사춘기'가 있고 그런 사춘기 자녀를 둔 40대 어른들은 "사추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60대를 앞두고 있는 50대 후반은 "오추기"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세대이든 나름대로 힘든 이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청년기와 중년기를 지나 자연적인 죽음을 한 층 더 가깝게 느끼는 노년기를 앞둔 하루하루의 삶은 그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과 느낌이 좀 남달라 지는 것 같습니다. 즉, 마무리를 잘 짓고 싶은 것이죠. 

하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꿈이 있습니다. 나름 해 보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8월에 "할아버지"가 된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되면 아버지로 살 때와는 또 다른 의무가 주어질 텐데 설렘도 있지만 염려도 없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오추기" 인가 봅니다. 하나님께서 가정을 허락하신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나의 본능을 절제시켜 계속 주님을 닮아 성장, 성숙하도록 주신 값진 선물인 것 같습니다. 이런 소중한 가정을 모두가 의무감이 아닌 믿음으로 가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