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운타운에서 남동쪽으로 87마일 정도 떨어진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도시 테메큘라(Temecula). 시 북서쪽부터 북으로 뮤리에타가 감싸고 있는데 두 도시에 약 한인들이 3천 여명 거주하고 있다. 테메큘라는 와인 재배지와 골프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이곳의 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젊은 가정들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남가주에도 많은 한인교회들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고 교계가 다소 위축이 됐지만, 테메큘라에 두 작은 교회가 통합했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갈보리사랑교회의 허평강 목사는 지난해 두 교회의 통합을 통해서 지역에 대안이 되는 교회를 만들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신앙의 다양한 배경, 그리고 1세와 2세, 3세대까지 있는 세대간의 갈등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한인교회의 숙원 사업을 원스피릿(One Spirit)으로 타개해 나가려고 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두 교회가 통합했다고 들었다.

두 교회가 합쳤다. 한국에서 총신대를 졸업하고 분당중앙교회 7년 동안 부목사로 있다가 미국으로 유학와서 2년 동안 석사를 마치고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5년 동안 부목사로 사역을 했다. 그리고 부름이 있어서 지금의 교회로 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예수사랑교회에서 청빙을 받고 오게 됐다. 테메큘라갈보리교회는 어려움을 겪는 교회였다. 이중고가 있었는데 팬데믹 때문에 교세가 떨어지고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이었다. 사실 저는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첫 주일에 24명 예배 참석..5개월 만에 80명으로 늘어나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다. 영주권 신청이 들어가 있었고 여기 내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예수사랑교회 측에서 어려움이 있어 도와달라는 메세지가 가장 컸다. 제가 오지 아니면 교회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고민하고 기도했더니 가라는 음성이 커서 지난해 4월 첫 주일에 부임을 했다. 막상 와보니 어려웠다. 첫 주일 예배로 기억이 되는데 24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다. 소규모 교회의 한계로 양육 훈련 시스템이 미비하고 조직 시스템 구성이 안 되어 있어서 예배에 사활을 걸었다.

처음부터 성도들에게 다른 것은 차치하고 예배부터 회복하자고 했다. 감사하게도 4~5개월 만에 숫자상으로 많이 회복됐다. 5개월 만에 80명으로 늘어났는데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때 성도들 사이에 합병 이야기가 오고 가기 시작했다. 예수사랑교회는 부흥하는 교회였고 테메큘라갈보리교회는 성도들이 없었고 담임목사님마저 사임을 한 상황이었다. 옆에서 소식을 들으면서 이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그 와중에 성도들 간에 두 교회가 합치면 안 되나 하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서로 다른 두 교회의 통합

그때 예수사랑교회는 건물이 없었고 렌트하고 있었다. 그런데 짧은 기간에 성도 수가 늘다 보니까 렌트 공간을 놓고 고민하게 되었다. 새 건물 필요를 놓고 기도하는데 선택사항이 없었다. 몇가지 옵션 중에 하나는 미국교회에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다음은 다른 렌트를 찾는 것이었고, 세번째는 모기지를 크게해서 교회를 건축하는 것이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믿음을 갖고 계속 기도하는데 그때 양쪽 교회에서 합병 이야기가 나왔다.

하나님께서 이 마음을 주셨다. 테메큘라갈보리교회는 건물이 있는 교회이고 예수사랑교회는 성도가 있는 교회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도하게 되었다. 물론 테메큘라갈보리교회에는 교단에서 임시 당회장을 파송해서 사역하는 가운데 있었다. 임시당회장을 만나서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저는 이 지역에 왔을 때 어르신들 섬기고 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부흥을 주셨더라고. 비전도 이야기했다.

교단에서 임시당회장 파송할 정도면 보통 담임목사 내정을 한다. 그런데 그동안 몇몇 목사님들이 설교하러 왔는데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임시당회장이 한가지 이야기를 했다. 당신이 우리 교단에 가입하라. 첫 만남에서 교단 가입신청서를 내밀었다. 제가 한국에서는 예장합동 소속이었는데, 하나님께서 미국에서는 교단 가입을 안하게 하셨다. 그날로 가입 신청서를 써서 보냈다. 10월 초에 만나고 두달 만에 공동회에서 전원찬성으로 두 교회가 합병하기로 했다.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으로 여겼다.

교회 렌트 만기가 되어서 재계약을 안하기로 했는데 이상하게 테메큘라갈보리교회에서 합병을 서둘렀다. 그래서 2월 12일에 합병예배를 드렸다. 올해 벌써 예배 인원이 120명 되었다. 재밌는 일화가 있다. 미용실에 갔는데 미용사가 나에게 교회 다니냐고 하면서 테메큘라갈보리교회가 합병하는데 가보라고 하더라. 이 지역에 이런 역사가 없었다. 두 교회의 합병을 통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비전 캐스팅으로 세가지를 나눴다.

대안이 되는 교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비전 캐스팅

가장 첫번째로 이 지역에는 교회가 분열하고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기치를 걸었던 것이 교회가 연합해서 한교회가 되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사회적 메세지를 주자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아쉬울 것 없는 교회가 합치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예수사랑교회는 굳이 합병 안해도 되는 교회였고 테메큘라갈보리교회도 성장이 가능한 교회였다. 아쉬울 것이 없는 두 교회가 합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기성교회가 아닌, 센세이션을 일으켜서 대안이 되는 교회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어떤 분들은 예배 훈련 때문에 오렌지카운티의 큰교회에 간다. 다락방같은 소규모 그룹을 제공하는 교회가 없어서 멀리까지 가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교회가 대안을 주는 교회가 되자고 한 것이 성도들에게 흡수가 된것 같다. 없었던 것을 해보는 것이니 설래었다. 목사나 성도들이나 아무것도 모르고 설레는 비전을 가지고 부딪힌 것이다. 통합이 된지 6개월 정도 지나고 197명이 예배드리는데 감격이 있었다.

지역교협 목회자 모임에 갔는데 원래 4명이 모였었는데 최근에 저를 포함해서 6명이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감사한 것은 저에게 보여주신 환영의 모습이었다. 저를 축복해주시고 지역에 교회가 잘되는 것을 반겨주셨다. 앞으로 계속 좋은 관계 속에서 모일 수 있는것 같다.

갈보리사랑교회 성도들이 영적인 순수함과 성숙함이 있다. 기득권을 많이 내려놓으셨다. 어느 한분도 모나게 권리를 주장한다든지 그런 것이 없다. 제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비전을 표현했을때 잘 흡수하신다. 마지막으로 성도들에게 열심이 있었다. 목사가 기도하고 이쪽 방향이다라고 했을 때 성도들이 열심으로 따라와 주셨다. 식사나 주차관리 등 어떻게 해야하는 부분에 있어서 성도들이 알아서 척척 준비해주셨다. 사실 말이 두 교회가 합치는 것이지 쉽지 않았다. 교회 각 공간이 꽉 차 있어서 살림이 들어올 공간이 없었다. 2층 채플실에도 EM이 한동안 썼었는데 그곳도 차 있었다.

예수사랑교회 짐이 들어와야 합니다라고 했을 때 한 분은 창고 짐을 차곡차곡 정리를 다 해주셨다. 성도들의 그 성숙과 열심이 조화를 이뤄서 교회가 지금까지 오게된 것 같다. 저는 비전만 제시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다시 교회에 공간이 부족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 주일예배를 1, 2부로 드리는데 11월 첫주부터 3부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

-교회 하고 있는 주요 사역은?

작은 교회가 가진 약한 부분이 있다면 제자훈련이다. 제자훈련이 실제 시스템으로 되어서 돌아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 대부분 리소스가 없고, 담임 목사 위주로 하고 있다. 엔데믹 때 회복이 높은 교회일수록 소규모 그룹 사역이 잘되고 있다. 처음에 소규모 제자훈련을 해보고 싶었는데 인력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부목사를 청빙했다. 교회에 풀타임 부목사가 없었다.

합병하자마자 부교역자를 열심히 찾았는데 어려웠다. 요즘 대도시에서 유스 사역자를 찾기가 어려운데 작은 교회는 몇배 어렵다. 유스사역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다. 그래서 좌절하고 있었는데 두 분의 목사님들이 연결이 되어서 7월 15일부로 풀타임 부목회자를 허락해주셨다. 그때부터 사역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두 부 목회자의 부임으로 소그룹 제자 사역 활개

그동안 저는 제자훈련을 14년 동안 해왔다. 얼마전 교회에서 교리기본, 교회론의 기초를 강조하는 새일꾼반을 시작해서 3주차로 들어갔다. 순장훈련은 지난주에 끝났다. 다음주부터 가정에서 소그룹이 모이게 된다. 예전에는 새벽기도를 못하고 있었는데 특별새벽기도 기간에 50명이 모였고, 지금도 25여명이 모이고 있다. 이 정도 교회 사이즈에서 쉬운 것이 아니다. 

갈보리사랑교회
(Photo : 기독일보) 왼쪽부터 행정총괄 황참한 목사, 허평강 담임목사, 목양총괄 박재연 목사

솔직히 부목사들을 모셔올 때 걱정들도 있었다. 우리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거냐 라는 질문이었다. 그럼에도 성도들이 결단하고 찬성해주셨다. 이분들이 부임한 지 3개월 되었는데 지금 훈련을 3개 하고 있다. 성도님들이 '인도자가 있어야 훈련이 되는구나', '영적으로 도움이 되는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서로 식사 대접하고 싶어 하시고 분위기 바뀌었다.

이 지역이 풀타임 사역자가 없는 교회였고 조그만 지역에 누가 오나 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A급 목회자가 아니면 안 뽑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부목사 분들을 청빙할 때 한가지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부흥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이다. 목회자의 커리어에 있어서 부흥을 경험한 것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은 천지차이를 가져온다. 함께 부흥해보자. 만들어보자. 이것이 두 분의 목회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게 클릭이 되었던 것 같다.

퍼즐들이 맞물려서 가는 느낌이다. 부흥이 안 되었으면 합병이 안 되었고, 합병이 안 되셨으면 두 부교역자 청빙이 안 되었을것이다. 하나님이 인도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최근에 지역을 넘어가는 꿈을 주셨다. 왜 작은 지역에 있는 분들이 큰 지역 교회로 찾아가야 하나. 반대는 안될까. 대형 교회보다 작은 교회를 선호하는 분들을 보았다. 샌디에이고나 OC에서 찾아오는 분들을 보았다.

아직 우리교회에 본격적인 부흥기는 안 주셨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여러가지 수면 위로 올라가는 때라고 생각한다. 내년 교회 표어를 '영혼에 닻을 내리라'고 미리 정했다. 이제 말씀의 닻을 내리고 안정기를 거치면 내 후년부터 본격적인 부흥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희는 내년까지 부단히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

-목회 철학이 있다면?

목회 철학은 원쳐치(One Church)이다. 원 스피릿쳘(One Spiritual)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보통 같은 교단 내에서 신앙 생활 경험했었는데, 여기 한인교회 와보니까 한 교회 내에도 통합, 합동, 순복음 등 교단 배경이 다양하다. 분명이 한계는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은 방언을 해야만 구원을 받는다고 하고 아니라고 하는 분이 있다. 서로 의견이 갈린다. 새벽예배를 드리면 방석을 가지고 와서 기도하는 분이 있고, 뒤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이 있다. 어떤 분은 귀마개 끼고 오시기도 했다.

다양하게 섞여 있으니까 자칫하면 영성이 흐트러 질 수 있다. 그렇지만 저는 말씀이 영성이라고 생각한다. 한 말씀 안에서 한 영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100퍼센트 하나님 말씀이기 때문에 원 커뮤니티를 이루는 것이 저의 최고의 목회 숙원이 될것 같다.

앞으로 2세 3세 EM 사역이 주도권 가지도록 해야.. 12월에 2부 영어예배 신설 예정

다음세대가 제대로 하는 목회를 보지 못했다. 많은 2세들이 지금 40-50대이다. 한편으로 저는 빨리 영어권 목회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이제 3세 시대가 온다. 저희 교회에서는 3세 유스스쿨을 하고 있다. 미국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인 정체성을 가지고 한인 교회에 온다. 그들은 2세보다 더 한국어를 못한다. 영적으로는 한국 영성을 추구하는데 언어는 한국어를 못하는 것이다.

메인 예배 11시가 영어권 예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세대에게 목회를 물려줄 때 영어권 목회가 자연스러운 교회가 되어야지 한인교회에 비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EM이 잘 안보이지만 사실 많이 흩어져 있다. 인구분포를 보면 미국에 1세보다 2세들이 더 많다. 그래서 영어권 목회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EM이 주축이 되어서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2월 초에 2부 영어 예배를 신설할 예정이다. 참고로 인도의 국제학교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녀서 이중예배 인도가 가능하다. EM이 열망이 있다. 본당에 들어오고 싶어하고 적극적인 마음이 있다. 이번에 과감하게 결단해서 하나하나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