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이번 멕시코 단기 선교 중 두번째 방문한 곳은 '나사로 까르데나스'라는 마을이었습니다. 원래 방문할 계획이 없었던 마을이었지만, 오래 전 오하카 선교 센터에서 공부했던 한 자매의 부탁으로 그 마을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시골이었지만, 주민 대부분이 목축업에 종사하고 있는 비교적 안정돼 보이는 그런 마을이었습니다.

첫날 저녁 예배가 참 열정적이었습니다. 오하까 선교센터에서 공부했던 자매가 찬양을 인도했고, 목사인 그녀의 아버지가 키보드를 연주했는데, 30명 남짓의 교인이 참석했는데도 스피커의 크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여기 저기서 '할렐루아', '글로리아 디오스'라는 말이 터져 나왔고, 다른 교회보다 'Spirito Santo - 성령'이란 단어를 많이 쓰는 듯 했습니다. 특히 키보드를 연주하는 목사님이 음악에 더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 세례 받기를 원하는 학생 8명과 세례에 관한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원래는 전날 하기로 계획되었던 클라스였지만, 워낙 기본적인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아서 참석할 수 있는 모든 교인들을 모아 다시 교육하기로 했습니다. 세례를 받기 원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이미 스스로를 세례 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한 낮에 95도를 찍어 아주 뜨거웠던 날, 교회 앞 나무 밑에 앉아 꼬박 3시간을 가르쳤습니다. 교회가 무엇인지, 세례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들이 세례를 받을 수 있는지, 세례를 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더운데도 교인들은 생각보다 진지했습니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함께 클라스에 참석하기로 했던 그곳 목사님이 참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좀 더 성능이 좋은 스피커를 렌트하기 위해 도시로 갔다는 소리를 듣는데 화가 났습니다. 예, 그것은 정말 화가 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자기 교회 학생들은 십자가 대속의 복음을 알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는데, 목사라는 사람이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고 스피커 렌트하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 복음을 알지 못하면 구원을 받을 수 없고, 세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교회를 제대로 세울 수 없는데, 그깟 좋은 스피커가 무슨 대수라고... 스피커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을 살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틀 간의 사역을 마치는 날, 그곳 교회 목사님이 오하카 선교센터와 함께 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자신은 성령의 능력을 회복해서 다시 병고치는 사역을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도모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교인들이 이번 집회를 너무 좋아하고, 학생들 뿐 아니라 자신도 많은 은혜를 받았지만 자신은 소속된 교단이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자신의 딸이 너무 선교센터와 함께 일을 하고 싶어하니 교인들을 떼어주겠다고 해서, 이번엔 이길로 선교사님이 거절을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목적을 가졌다고 해도, 이런 일로 교회를 나눌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마을을 떠나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이곳에 임하여 주시옵소서! 저들이 십자가 복음을 더욱 알게 하시고, 예수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래서 말씀의 열매를 많이 맺게 하여 주시옵소서!" 두고 온 오하까의 교회들이 말씀의 반석 위에 더욱 세워져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