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적만 해도, 학교에서의 좋은 교사는 학생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교사였다. 교사의 인성이나 학문적 실력이 완전히 무시되지는 않았겠지만,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낸 교사를 “좋은 교사”라고 칭했던 듯 싶다. 교회에서의 좋은 교사는 정의(definition)가 조금 달랐다. 학생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하며, 그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소위 “친구 같은 교사”를 좋은 교사의 범주에 넣고는 했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높여주는 교사를, 교회에서는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는 성격 좋은 교사를 좋은 교사라고 여겼다.

콤즈(Combs)는, “좋은 교사”는 자신이 맡은 과목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춘, 학습의 목적과 과정에 대한 정확한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히쏭과 윅스(Hessong and Weeks)는 교과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건전한 인성을 가진 낙관적이며 자신감 있는 교사를 좋은 교사라고 한다. 패터슨(Patterson)은, 시대에 따라서 좋은 교사의 규정이 달라지지만, 현대에는 학생의 학습을 잘 도와주는, 여러 방면의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교사를 좋은 교사라고 말한다. 학자들에게 좋은 교사는 지식이 많고 성격 좋은, 학교와 교회 모두에서 적용이 되는 교사를 가리킨다.

오래 전 석사 공부를 할 때, 한 교수님의 강의를 수강했다. 교수님은 많은 자료를 스크린에 보여 주며, 그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말을 첨가해서 수업을 진행해 나갔다. 수업이 끝나갈 즈음, 교수님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ppt slides)에서 20년 전의 날짜를 발견하고 조금 실망을 했다. 교수님은20년 전에 만들어진 자료로 수업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학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과 변화가 많이 이루어질 텐데, 교수님은 교수생활 초창기에 만들었던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셨던 것이다.

박사 과정 학생이었을 때, 클라우스 이슬러(Klaus Issler)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었다: “나는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 수업을 진행합니다.” 무슨 뜻인지 여쭈었다. 교수님의 말씀은 매 학기 마다 수업 준비를 위해 공부를 하시고 강의를 진행하신다는 말씀이었다. 같은 과목의 수업을 진행해도, 교수님은 여전히 새로 강의안을 구성해서 강의를 진행한다고 하셨다. 많은 도전이 되었다.

교회 학교의 교사는 말그대로 “교사(teacher)”이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일부 교사들은 자신의 신분을 “교사”로 생각하지 않고 “나이 많은 친구”로 여기는 듯 싶다. 그래서 학생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그저 담당 교역자의 설교를 되풀이 해서 말해주거나, 소그룹 성경공부를 위해 준비된 자료를 읽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그들이 어렸을 때에도 같은 교육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교사는 “평생학습자(Lifelong student)”여야 한다. 어느 교사도 자신이 받은 교육만으로 충분하다고 만족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가진 지식에 만족하며 안주하려고 하지 말고,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학습자의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 교사로서 학습자의 자리를 겸할 때, 교사로서의 소명을 더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평생 학습해야 하는 것은, 특별히 교회 학교 교사가 평생 학습해야 하는 것은 ‘성경’이다. 학생들보다 조금 더 알고 있는 성경 지식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단순히 성경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학생들의 영적 성장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제임스 윌호잇(James Wilhoit)은 말한다. 교회 학교 교사가 성경에 대한 학습자의 위치에 서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학생들에게 성경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겠는가. 교사들은 “성경 교사(Bible teacher)”이면서 “성경 학습자(Bible student)”, 더 나아가 “평생 성경 학습자(Lifelong Bible student)”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