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 중앙장로교회 장홍석 목사

튀르키예/시리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현지 시간으로 18일 현재 46,0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잿더미 속에서 찾아낸 시신만 계산한 숫자인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진 발생 13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생존자가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골든 아워라고 불리는 72시간이 네 번이나 더 지났는데도, 지진 발생 296시간 만에 어린이 1명을 포함한 3명이 건물 잔해 아래서 발견되어 구조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잿더미 속에서 13일 동안이나 견딜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릴 때 이런 상상 안 해보셨습니까? 죽었다가 깨어났는데 관 속이었다는 상상... 어릴 때 그런 상상을 하면서 막연한 두려움에 잡혔던 적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상황이 일어난 것입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가 온 몸을 누를 뿐 아니라 캄캄하게 모든 시계를 가로막고 있어서 어떤 상황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지극히 고통스럽고 답답한 상황 가운데서 13일을 견뎌 낸 것입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태어난 지 열흘 된 아기와 함께 구조된 네클라 카무즈라는 여인의 소식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다가 매몰된 이 여인은 무려 90시간 만에 아기와 함께 구조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아이가 자기를 살렸다고 했습니다. 깜깜한 잿더미 속에서 너무 무서웠지만,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90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엄마와 아기는 서로에게 생명의 길이 되어주었던 것입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얼마나 특별한 인생인가?" 그렇지 않습니까? 지진 가운데 죽어간 수 많은 생명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슬픈 맘 금할 수 없지만, 여러분이 그런 대 재난 가운데 살아남은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정말 특별한 인생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지진으로 죽어간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막 살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주어진 인생의 의미를 기억하고, 비록 후유증이 있더라도 잘 견디면서 주어진 삶을 감사함으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생후 10일만에 매몰 되었다가 엄마의 젖을 물고 다시 살아난 이 아기는 인생의 어떤 고난을 만나도 피할 길이 있음을 기억하고 주어진 인생을 잘 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예수님을 믿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맘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피할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하셨고, 죄의 삯은 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의 피할 길이 되어 주신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그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한다면 막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세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모든 시험 가운데 피할 길을 내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오직 믿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