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이어지는 학력 위조 파문으로 한국 사회가 난리입니다.

무엇 보다 거짓말이 큰 문제 이겠지만, 지나치게 학력 중심인 한국 사회의 풍토에 대한 반성의 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된 것일까요?

왜 이렇게 어떤 학교 간판이라는 것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일까요?

미국 학계에서도 어디 출신인가를 따지기는 하지만 그 이후 연구 활동의 내용이 더 결정적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국 사회가 이렇게 까지 된 것은 "안목 부족"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더 실력있는 사람인지 그 "내용"을 알고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는 말입니다.

내용에 대한 판단력이 없으니, 간판만 보고 사람 뽑을 수 밖에요.

결혼 대상자들 꼽을 때, 지나치게 외모에만 집중하는 것도 사실은 "정말 좋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기관장들을 비롯해 사회 각계의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자리에 그 분야에 별 식견이 없는 사람이 너무 많이 앉아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모든 것이 간판과 인간 관계에 좌우되니 젊은 전문가들이 실력을 키워서 내용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자꾸 다른 쪽으로 힘쓰고 싶은 유혹에 빠지게 됩니다.

다음으로, 대중의 안목도 문제입니다.

좋은 음악을 아는 대중이, 좋은 가수를 가질 수 있고, 좋은 영화를 골라 볼 줄 아는 관객이, 좋은 영화을 향유할 자격이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는 단계에서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고, 그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 그런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여론이 힘을 얻는, 그런 단계가 필요합니다.

한국 사회는 이런 단계가 오기 전에 지나치게, 권위주의와 관료주의에 눌려 있다가 갑자기 인터넷 시대가 도래 하면서 지적인 아노미 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바람 부는 대로 이리 저리 몰려 가는 언론과 인터넷 댓글의 풍조에 의해서 갑자기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만고의 역적이 되기도 하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건강한 안목도 미래를 이끌어 갈 책임있는 일꾼도 자라나기 힘듭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차분하고 건실하게 옥석을 구분할 줄 아는 안목을 키워 가는 일

또, 그 기준에 맞추어서 자신의 실력을 알차워 키워 가는 사람들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