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대자연 법칙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봄에 심겨진 씨앗이 여름에 햇볕을 받고 자라 가을에 추수하듯, 사람도 어려서 부모의 충분한 보살핌과 교육을 받고 자라야 온전한 성인이 될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가난’과 ‘빈곤’은 부모 품안에 있어야 할 어린이로 하여금 하루 몇 푼 돈을 벌기 위해 길거리로, 노동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그리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똑 같은 작업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어린이는 일터에서 받는 비인간적인 대우로 정신적인, 육체적인 상처를 입고 평생을 고통 가운데 지내야 한다. 또한, 배울 수 있는 시기를 놓친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단순한 일용 노동자로 전락해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세계 노동기구(ILO)는 이와 같은 미성년 노동자 숫자가 전세계적으로 약2억5천만 명에 달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숫자는 15살 미만 어린이 가운데 6명 중 한 명이 노동에 종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숫자이다. 미성년자가 종사하는 직종은 가사 노동에서 부터 탄광, 공장 같은 위험한 직업과 ‘미성년 매춘’에 노출되기까지 한다.

월드비전의 KURET프로젝트에 등록돼 배움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에디오피아 소녀 셀마. 그녀는 10살때 부터 공사장 일용 노동자, 직조공 그리고 땔감용 나무 줍기등으로 지내야 했던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두 달전 쯤 제 사촌 여동생은 빌딩 공사 현장에서 죽었어요. 사촌은 공사에 사용되는 나무에서 못을 빼내서 재활용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5층 높이 공사 작업대가 무너져 내려 사촌을 덮치면서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어버렸어요. 월드비전이 아니었더라면 저도 사촌과 같은 운명을 맞이했을 거예요. 저는 10살 때 부터 하루에 10비르(US$1.10)를 벌려고 공사장에서 일해 왔어요”라고 말한다.

셀마는 공사장에서 버는 한 달 240비르(약 US$27)가운데 절반 정도를 공사장으로 오고 가는 교통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부모님께 드려 한달에 약 14달러 정도하는 집세며 다른 생활비를 돕고 있다.

공사현장에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온 셀마. 하지만 셀마를 맞이하고 있는 것은 저녁 식사와 가족의 따뜻한 마중이 아니다. 집에서 셀마는 부모님과 함께 에디오피아 전통 여성 가운을 짜는 직조일을 해야 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 1시 까지 남아 일주일에 두 개 정도 가운을 만들어 시장에서 US$2를 받고 팔고 있다. 그리고 천근만근 무거운 몸으로 바닥에 쓰러져 4시간 정도 선 잠을 자지만 새벽 5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공사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하지만 공사장 일도 매번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일이 없을때는 친구와 함께 3시간 정도를 걸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엔토토(Entoto)산에 올라가 땔감용 나무를 모으고 있다.

지금 셀마는 같은 처지에 있던 7백 명 가량 어린이와 함께 월드비전이 아디스 아바바 지역 개발 사업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KURET프로그램에 등록돼 공부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는 노동현장에서 벗어나 정규 교육을 받고 미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월드비전은 어린이에게 학용품을 제공하는 한편, 부모에게는 미성년 노동 해악을 알려 이들이 당장 눈앞 이익에 급급해 자녀 미래를 해치는 위험을 깨닫도록 하고 있다. 셀마는 얼굴에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웃음을 띄며 말한다.

“저는 일용 근로자나, 직조공으로 남지 않을 거예요. 저는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을 살 게예요. 저는 커서 수학 선생님이 될 거예요”라고 말한다.

후원자분가 보내는 한달 30달러 아동 결연 후원금은 지역개발 사업장에 있는 어린이이 노동 사슬에서 벗어나 미래 꿈을 꿀 수 있는 기적 원천이 되고 있는 셈이다.

(월드비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