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상목 목사
(Photo : 기독일보) 오렌지카운티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박상목 목사

상당히 오래전에 읽었던 '삼일의 약속' (The Three Day Promise)이란 책이 생각납니다. 저자는 재미작가인 정동규 씨로 6.25 사변이 터지자 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특히 사랑하는 어머니와 헤어질 때 "삼일 만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남북 이산가족이 되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가 없게 됩니다. 

그 이후 미국으로 이민 와서 갖은 역경 끝에 메디칼 스쿨을 졸업하고 심장 전문의가 되었으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자신의 약속을 기억하며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1983년 드디어 북한을 방문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33년 만에 찾아간 고향에서 그리운 가족 몇 사람은 만났지만 꿈에 그리던 어머니는 더 이상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지키지 못한 약속의 아쉬움을 안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쓴 책이 '삼일의 약속'입니다. 

예수님의 약속은 정동규 씨와는 달랐습니다. 삼일만에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고 약속하신 대로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주님이야말로 인류의 유일한 소망이 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삼일만에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삼일만에 부활하심으로 그 약속을 확실히 지키셨습니다. 죄와 죽음과 마귀를 물리치시고 삼일만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를 이길 수 있는 능력과 믿음을 더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십자가의 능력이 무엇입니까? 죄인들이 받아야 할 죄의 형벌을 대신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으나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험한 십자가는 죄에 대한 승리요, 병에 대한 승리요, 세상에 대한 승리요, 마귀에 대한 승리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고난도 고통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터널의 시작이 있지만 끝도 있습니다. 지금 위세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권세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끝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그 일상은 분명 지난날과는 다를 것입니다. 미래학자들 간에도 세계 역사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교회도 그렇겠지만 각국의 정치 리더십도 그 위상이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부활 이후 성도의 삶 역시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다시 사는 것만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하는 축복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축복에 대해 요 14:2~3절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이것이 천국에서의 영생의 삶이란 축복입니다. 

믿는 이들도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부활의 약속이 주어졌으며, 더 나아가 천국에서 영생을 소유한 백성으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죽음 뒤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히 9:27절의 경고를 들어보십시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죽은 뒤에는 누구도 이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또 한 번 감사해야 할 약속이 요 5:24절에 들어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듣고 믿는 이들은 이미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졌기에 심판에 이르지 않는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한 알의 밀은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땅에 떨어져야 하고 죽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자의 길이요 성도의 길입니다. 

2020년도 부활절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부활주일 예배를 드리는 날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부활의 영광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에겐 삼일의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축복의 약속입니다.  

오렌지카운티 기독교 교회협의회 회장 박상목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