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준 목사
권 준 목사

저는 지난 열흘간 독일과 스위스를 다녀왔습니다. 첫 주는 독일에서 열린 틴 스트릿 컨퍼런스에 아들과 함께 참석하였고, 두 번째 주는 독일 곳곳과 스위스를 여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여행은 아내가 아닌 큰아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큰아들과 이렇게 둘만이 하는 여행은 아마 마지막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 중에 둘이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서로 노력하였습니다. 아들과 다니는 여행은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아내와 갔다면 절대 하지 않을 일들을 하게 되고, 한 끼의 식사도 적당히 먹는 일이 없이 잘 챙겨 먹는 여행이었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었고 아들의 마음에도 평생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기를 기대하며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들이 저에게는 지금 가족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저에게는 가족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저와 아내의 가족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족을 만들고 그 안에서 다음세대를 키워내는 다른 개체가 될 것입니다. 이 가족이라는 공동체 단어에는 떠나 보냄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담긴 공동체입니다. 

가끔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더 나이를 먹어 며느리들이 생기고 손주들이 생기면 그런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식들은 영원히 가족이지만 자식들에게 우리는 조상입니다. 그들에게 가족은 그들이 결혼하여 만든 자녀들과 부부 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기억하기 바랍니다. 자녀들이 다 장성하여 떠나고 홀로, 또는 부부만 남았습니까? 앞으로도 더욱 풍성한 날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서로 돌아보며 축복하며 살아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 말에 행복한 부부학교가 열립니다. 지난 주로 등록이 마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 행복한 부부학교를 통해 함께 하는 모든 가정이 행복한 가정을 꿈구는 가운데 가정에 하나님 나라가 더욱 경험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행복한 다음 세대를 키워 내는 부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에 더 집중하여 사랑할 것인가를 더 확실하게 알고, 쓸데없는 감정 싸움으로 행복하게 살 날들을 갉아 먹는 어리석음을 버리게 되는 형제 되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 주고, 또 다음 세대에게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잘 떠나 보내는 형제와 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