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정통파 유태인이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한 교수님이 여행 중에 자신의 모텔 방에 찾아온 2명의 유태인 여성을 만났다. 그들은 자신의 방에 켜진 에어콘을 꺼 달라 청하였다. 토요일, 즉 그들의 안식일에 에어콘 작동이라는 노동을 하지 않기 위하여 이웃에게 부탁한 것이다. 교수님은 그들 방의 에어콘을 조정하여 주었다.

구약에 등장하는 안식일의 기준이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심상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안식일에 쉬고 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생사가 달린 문제로 출 31:14-15에서 3번이나 강조되어 있다. “그날을 더럽히는 자는 모두 죽일지며” “그 생명이 끊어지리라”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일지니라” 이러한 명령은 안식일을 범하는 죄가 살인, 간음, 우상숭배 등의 중죄로 취급되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안식일을 범하는 문제가 중죄에 해당하는 것은 이것이 창조의 질서로 세워진 때문으로 여겨진다. 안식일은 하나님이 정하진 질서 속에 있다. 안식일은 인간이 범죄하고 난 후에 주어진 우발적 조치가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의 과정에서 죄와 상관없이 주신 법칙이다. 마치 결혼제도가 죄가 들어오기 전에 성립된 것처럼, 죄가 들어오기 전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이 인정된 것처럼, 안식일도 하나님이 6일 동안의 창조를 마치고 7일째 안식하심으로 시작되었다.

하나님은 피곤하거나 곤비하지 않으시다. 안식의 필요성은 무엇보다 사람을 위한 것이다.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막 2:27)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하루에도, 순간에도 창조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다. 주님께서 7일을 주기로 삼으신 이유는 인간의 영적 건강과 육체의 활력을 위함이다. 주님이 부활하신 이후, 안식일을 주일로 지키는 우리에게 있어서 안식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마음속에 기억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첫째, 6+1의 창조질서를 기억하며 6일의 노동과 1일의 휴식을 우리의 신체적 건강을 위하여 지키자. 둘째, 1+6의 재창조의 질서를 기억하면서 주일에 부활을 경험한 성도가 그 능력으로 6일을 살아가도록 우리는 영적으로 쇄신되는 주일을 보내야 한다. 셋째, 하루를 쉬는 것은 미래에 있을 안식을 미리 체험하는 것이다. 땅에서 안식하는 자가 미래의 하늘 안식에도 들어간다. 넷째, 주일은 탐심을 버리고 하나님을 기리고 하나님과 연합하기 위하여 있다. 다섯째, 주일은 서로 음식을 먹으며 성도들이 서로 교제하고 즐거워하기 위하여 있다.

주일은 주님의 날이다. 주님이 이 날의 주인이며, 우리가 마음대로 우리의 일을 위하여 사용하는 날이 아니다. 안식일은 시간 속에 주신 지성소이다. 지성소는 주님의 임재가 있는 공간이므로, 우리는 이 날을 귀히 여겨야 한다. 주일의 넘치는 거룩함이 평일에도 흘러넘쳐나서 거룩하고 건강한 이민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