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서평] 크레이그 그로셀의 신작 「#Struggle」

2015년 8월 24일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고, 전체 이용자 수는 14억 명 이상이 됐다. 트위터(twitter), 미투데이(me2day), 핀터레스트(Pinterest) 등, 소셜미디어는 이제 우리의 삶이다. 인터넷 시대의 윤리, 자기성찰, 인간관계, 시간관리, 영성 등이 정리도 채 되기 전에,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이 시점에 누군가가 소셜미디어와 기독교인의 삶을 다루어 주면 좋겠다는 차에, 크레이그 그로셀(Craig groeschel) 목사의 책 '#Struggle'이 출판됐다.

제목처럼 본서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그는 서론적으로, 우리에게 기술에 대하여 반대하거나 소셜미디어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지 말아야 함을 지적한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에게 무료로 배포되는 성경 앱은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과도 같다. 그러나 그것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우리가 그것 없이 못살겠다고 느끼는 상태라면 문제가 있다.

오늘날 우리가 싸워야 할 싸움을 그는 '#Struggle'이라 일컫는다(# 표시는 해시태그로, 소셜미디어 내에서의 검색 기능을 의미한다. # 뒤에 글이나 단어를 쓰면 그 단어나 글이 검색된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소셜미디어의 위험은 여덟 가지 주제로 나뉜다. 첫째, 만족의 문제(비교의식), 둘째, 친밀감의 문제(규정하기 어려운 관계), 셋째, 진실성의 문제(꾸밈을 통한 불투명성), 넷째 연민의 문제(고통에 둔감하게 됨), 다섯째, 순수함의 문제(오염된 것들에 노출됨), 여섯째, 격려의 문제(격려보다는 비판과 비난이 지배적), 일곱째, 예배의 문제(셀카 등 자기 중심성) 여덟째, 쉼의 문제(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함) 등이다. 차례대로 살펴보자.

첫째 만족의 문제에서, 저자는 두 여인의 대화를 꺼낸다. 한 사람은 전업주부이지만, 한 사람은 워킹맘이다. 워킹맘은 전업주부의 포스팅을 보며 자녀에 정성을 다하는 그녀가 부럽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놀랍게도 전업주부는 워킹맘에게 일하는 그녀의 포스팅을 보며 샘을 냈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만족을 내 실제의 삶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의 '좋아요' 개수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는 불만족 상태에 놓이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소셜미디어로 인해 비현실적 불만족 상태에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과, 그것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둘째 친밀감의 문제에서, 전자기기들이 얼마나 우리를 친밀하게 만들어 주는지 이점을 먼저 이야기한다. 분명 그것들은 먼 거리에 있는 서로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들이 관계 그 자체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단지 서로의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 이상의 실제적 상호교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예수님은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자신의 제자인 것을 세상이 알 것이라 말씀하셨다. 우리가 빠르게 타이핑하여 생일 축하 메세지를 보낼 때, 거기에 진심이 담겨 있는가? '친구'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 단어를 친밀감이 아닌, 단지 접속자를 일컬으며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친밀한 친구가 '없다'고 말한 사람이 25%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우리가 이러한 인터넷 친구들을 사귀는 이유는 즉각적인 반응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런 즉각적인 반응은 사실상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하나님도 하늘에서 사랑을 외치신 게 아니라 직접 이 땅에 오셨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만남이 주는 유익은 말로 다할 수 없다(저자의 개인 경험을 포함한 그 유익은 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영혼을 채우는 것은 수많은 뉴스피드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말한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셋째, 우리는 사진으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감정과 상황을 속이는 것일 수도, 문자 그대로 얼굴을 고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만연한 소셜미디어 시대에 과연 우리의 정직은 어디에 있는가? 사실 여기서 하나의 힌트를 밝히자면 '침묵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진실만을 말해야 하지만, 모든 진실을 발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 굳이 거짓을 포스팅하는가! 끊임없는 과장과 필터링을 할 바에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저자는 몇 가지 실제적 제안을 하는데, 필자가 무릎을 탁 친 제안 하나는 이것이다. "Try not to care so much about what people think(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쓰지 마세요)." 목사나 교회 리더들이 주로 새겨야 할 충고가 아닐까?

넷째, 소셜미디어는 연민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 같지만, 실제로 하나의 열풍에 불과한 듯한 인상을 남긴다. 코니 2012, 나이지리아 납치 사건, 아이스버킷챌린지 등 어느 새로운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면, 이전 문제는 마치 더 이상 중요치 않다는 듯 너무도 급격하게 사라지고 없다. 사실상 소셜미디어는 우리를 연민이 아닌, 연민에 관심갖는 척하는 나 자신에게 신경을 쓰게 만든다. 즉 이타심이 아니라 이기심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거리 문제이다. 우리는 실제 '그 현장'에 있는 것이 아니다. 편안하고 손쉬운 포스팅이 아니라, 실제 내 시간과 몸을 희생하는 봉사가 참된 연민의 실천이 필요하다. 그것이 예수님이 했던 일이기도 하다.

다섯째, 저자는 직접적으로 말한다. 우리 모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포르노에 너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저자는 포르노 시청은 죄라고 믿지만, 성인 남자의 2/3, 성인 여성의 1/2은 그것을 죄라고 보지 않는다는 미국의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우리는 스스로 경계를 정해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결단을 되새김으로써 그 경계를 정한다. 즉 우리는 자신의 마음, 결혼, 소명을 무너트리는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샬롬을 잃고 스트레스를 더 받거나, 더 염려하고 더 걱정한다면 그 또한 오염되는 것이다.

여섯째, 유명한 아만다 토드의 자살 사건을 저자는 먼저 상기시킨다. 그녀에겐 위로가 필요했지만, 그녀에게 달린 댓글이란 "I hope she's dead"였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실제로 목숨을 끊는다. 저자는 이러한 아만다 사태가 결코 소셜미디어 세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가십거리에 집중하는지! 그런 것에서 우린 돌아서야 한다.

한편 우리 역시 가십거리의 대상이 될 때가 있다. 어찌 보면, 가십거리는 일종의 박해이다. 왜냐하면 가십은 나에 대한 거짓 소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의롭다면, 도리어 그러한 가십거리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또한 저자는 오히려 그것을 기대하라고까지 한다! 그때 우리가 바로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능력을 체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크레이그 그로셀. ⓒlifechurch.tv

일곱째, 저자는 우상숭배 문제를 다룬다. 사실 이해가 안 된다. 갑자기 우상숭배/예배 이야기라니. 그러나 저자는 질문한다.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차 있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우리의 음식이나 TV나 핸드폰으로, 나아가 바로 소셜미디어로 우리 삶의 가장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지 않은가? 사실 우리 영혼을 채우는 것은 수많은 뉴스피드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다. 또한 자신을 드러내게 만드는 소셜미디어의 문화와는 달리, 예수는 자신을 부정하라고 명령하신다. 사람들이 우리의 소셜미디어를 보면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 저자는 묻는다.

마지막으로 여덟째, 바로 쉼의 문제이다. 노모포비아(nomophobia)라는 말을 저자는 소개하는데, 이는 바로 핸드폰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저자가 밝히길, 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조사자의 84%가 핸드폰 없이 당일여행을 갈 수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우리는 쉬지 않고 밤낮 없이 핸드폰을 붙잡고, 괜시리 할 일이 없을 때도 핸드폰을 켠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영혼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히 모든 것이 차단되어 충분한 평화를 찾을 수 있고 하나님의 임재만을 누리기 위해서는 독방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단 5분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분의 음성을 기다리라고 권한다. 단 5분(필자는 피식 웃었다. 얼마나 우리를 못 미더워하면 5분일까?)! 사실 저자는 우리가 소셜미디어로부터의 영혼의 쉼을 위해선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방법은 본서에서 직접 찾아 보면 좋을 것 같다.

내용 외에도 저자는 본서는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한 편집기술을 보여주는데, 장의 시작마다 메세지 창의 레이아웃에 누군가의 생각을 적는다든지 혹은 내용중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것 등이 있다. 그리고 실제 사례의 풍부함이다. 많은 사례를 인용하지 못했지만, 저자의 경험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공감대를 이룰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흥미롭게도 소셜미디어 사용을 위한 십계명과 소셜미디어 중독을 피하기 위한 자가진단(그중에는 아이폰 세팅까지 있다)이 부록으로 있다.

필자의 페이스북은 이미 삶 속 하나의 큰 부분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자의 지적에 뜨끔할 만한 일도 많이 한다. 소셜미디어 시대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으나, 이 유익을 보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창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결심만큼은 다시 하게 된다.

특히 국내 페이스북은 광고나 자기 과시 외에도 굉장히 많은 경우에 있어 특정 사안에 대한 토론을 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는 특히 그런 듯하다. 과연 소셜미디어에 중독되지 않은 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며, 건설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까? 저자의 책이 이런 부분까지 고민하게 만든다. 어쨌든 필자는 본서가 소셜미디어 시대에 거의 처음으로 선보이면서도 탄탄한 신앙서적이라 생각하며, #모든_소셜미디어_이용자에게_일독을_권한다.

◈도서정보

제목: #Struggles: Following Jesus in a Selfie-Centered World
출판사: Zondervan
ISBN-10: 0310348862
ISBN-13: 978-0310348863
가격: $19.99(CD ver. $17.99)

◈저자 소개

크레이그 그로셀(Craig groeschel)은 LifeChurch.tv(온라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교회 겸 인터넷 교회이다)를 개척한 담임목사이다. 그가 지은 다른 책으로는 「Fight: Winning the Battles That Matter Most(싸워라, 넥서스CROSS)」, 「The Christian Atheist: Believing in God but Living As If He Doesn't Exist(크리스천 무신론자, 비전북)」 등이 있으며, 「#Struggles Study Guide」가 책과 CD로 각각 출간 예정이다.

/진규선 목사
총신대 신대원(M.Div.)를 졸업하고 서평가·편집자·번역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