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환 목사.
(Photo : 기독일보) 최윤환 목사.

경사진 절벽이 더더욱 철웅성 성벽이었었겠다
회색빛 높고 긴 사각 성곽이
장난감 상자 같은 곡예마당으로 비치는 것은
그 옛날 요르단계곡 정상에서 벌어졌을, 치열했을 인간 전투가
하나의 지내쳐 간 연극처럼 이제는 내게
떠올라져 왔기 때문 이였을 가

수세기와 숱한 세월이 또 흘러 흘러서
오늘의 우리네 삶으로 엮어져 온, 자국 이라면
그 안에 이어져 온 너와 나의 숱한 절박함들도
다, 한갓 연극 같은 것으로
각색되는 웃고, 그리 울게도 하는 이야기 한 토막들이어서
접어져야 하는 것일 테지..

성문 앞에 銅鐵 砲臺 역시 철웅성(鐵雄城)을 지켜내는
지나간 세월의 强했었을 그림자
길게 쇠고랑으로 무겁게 드려 내리워진
해자(垓字) 한 중간을 가로지르는 통나무 성곽(城郭門)과
성 밖, 물가였을 굵다란 나무다리도
총포 맨 오늘의 장난감 닮은 軍士들이
호령 치며 행군 했던 철웅성 문가 그림자

여기 저기 허물어져 내린 흙 돌 짝 성벽이
횡 뚫려진 구멍마다 포대 걸쳤던 창틀들,
마당 구석 곳곳에 나 뒹구는 둥근 돌 砲丸들

지하도 안의 굴속 방안은 제법 규모 잡힌
등 심지 불 펄럭이게 밝히고
전투 작전 모의를 챙겼었을 그림자 비쳐서
엄숙한 공기마저 감도는 어두움

거기 목욕실 커다란 地下房도, 부엌 쪽 지하식당 실도, 횡 뚫려져
세월과 세월에 무너져 경사 내린 한 쪽 켠 벽
뒤틀린 성채 밖 구석 마다, 옛 전쟁 철기들이 검푸른 동록이 씌워서
등치 있는 장난감 병정들처럼 기울어져,
얼굴 떨쿠고 섰구나

오늘날의 세월 따라
나도 한 이야기꾼 연극인 좀 되어
또 거기 울고, 웃으면서 밀고 당기는 고운 정들을 흘려 흘려 뿌리면서

한 세월 내 그림자 모양새를 남겨 두리라
지내쳐 갔을 어느 훗날에는 그래도
아름다웠을 세월이여.

검정 고래가 엎어 있는 모양새 일까, 요즘 戰雲의 그림자 깔린, 시대의 전형적 외형태의 핵 전투 비행 모형일까.. 가파른 언덕 위에 雄座 처럼 웅크려 앉아 있었습니다. 하얀 흙 마당 정상으로 올라가 보니, 높은 성곽 둘레로, 마른 해자(垓字)가 둘러 있고, 두 셋 난간 다리가 바깥 땅으로 걸쳐 있어, 한 편으로 치우친 절벽 가까이로 主통나무와 돌로 설킨 다리로 쇠줄에 매달린 통 철문이 공중에 걸쳐 있어, 그 아래로 성안을 들어섰습니다. 사막 햇빛에 반사까지 할 만큼 돌 자갈 성터가 살아 있는 巨 猛獸같이 버텨 서 있고, 외곽 길가로는 총 포대가 뜸뜸이 둘러서서, 그 곁 가를 돌아 서니, 거의 다 반 허물어져 버린 돌 벽돌 곁으로 까맣게 성벽 내부 입구가 죽어 있는 맹수입처럼 벌려져 있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서니, 서늘한 위협기마저 느낄 만큼, 돌 창문들이 둘러져 있고, 여기 저기 포환이 뒹굴어 있었습니다. 戰線 回議 場 닮은 방들, 兵士 宿所 같은 방들이 사방으로 뚫려 있었습니다. 식당, 목욕실, 회의실 등등, 아마도 AD 11세기, 12세기쯤, 당시의 십자군 占領 城의 거만스런 모습이 그대로, 지금내 펼쳐져 있는 것입니다.

저들의 로마에서, 또 네덜란드에서, 그 처음의 意志, 聖地 탈환의 의기는 아마도 다 사라져 가 버렸고, 이제는 雄座를 펼쳐 앉은 듯이, 占領 領地의 군주로, 근방 접경지역을 웅크려 잡고 앉은 共國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란 일단 雄座를 펴면, 본래의 善의 意志는 사라져 가, 간 곳 없어지고, 인간 권력욕이 어디에서나, 자신의 권좌로 더 거리감 크고, 멀직하게 앞서가는 본능의 맹수가 되어가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조심스런 이야기가 되겠지만, 세상 정치의 權座야 당연히 그럴 수도 있는 것일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역시 사회 질서, 자유 의지가 반드시 함께하여야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어서, 이 냄새가 혹시나 現代 敎會 안에까지 파고 들어와서, 웅크리고 앉아 있지 않을 가, 주님의 하늘 뜻은 그 안에 찾아 볼 곳이 없어지고, 인간의 냄새가 사방 풍기는 권좌로 교회 안에까지 자리 잡고 들어앉아서, 입술에는 화려한 설파가 난무하는 영지로 만들어 놓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 귀중한 교회 안에까지 인간냄새가 뚫고 들어 와, 하나님 말씀의 권위는 구석으로 밀어놓고, 인간 자신이_ 사실은 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을, 끔찍한 모양새로 들어 앉아 있을 가, 떨려오는 마음, 금할 수가 없습니다. 크던 작은 곳이 건, 인간 그림자가 틀어 앉으면 거기 인간 냄새가 그렇게 버섯 군처럼 틀어 버텨 찾아 앉겠기 때문일 것이기에, 마음이 퍽으나 아파져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