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환
(Photo : 기독일보) 최윤환 목사.

먼지 이는 길이라면 나는
가난했던, 60년 전 기름 통 기차 기어 올라타고 남쪽 향해 내려가던
헝클어진 피난 때 생활 때였지만,
마음 잠시 머물러 담았었던, 푸근하던 그 시골마을 같은
다감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 인 가.

이런 생각에 잠겨 예루살렘으로부터,
남쪽 향해 눈을 지그시 감는 순간
<라헬>의 집이라는 비석 탑 앞에 선다.
사랑 받던 <야곱>의 純情에, 마음 따듯해지는 옛 집 같이
세상을 바꾸어 내 가게 할
溫情 넘쳐나게, 물 파문(波紋)으로 번져 가게 하는 힘이 아닐 가

어느 듯 올리브 나무 조각 집,
구수한 내음 향에 흠뻑 젖은
조각나무 깎는 다독거리는 소리가 음악처럼 번져서
숲, 숲 언덕을 넘는다.

그, 그 날 목동들의 먼동 트는 새벽
천사들의 합창이 밤하늘에서 비쳐 내려와
강한 지시로 찾아 든 동구 마을 내달은 곳
떡 집 여관 헛간에 짚 낱 성겨 놓은 노새 구유 위
거룩한 아기의 청아한 울음소리가_ 그리고, 그리고 고요
인간 역사에의 救世主 탄생 하여 오신 밤

허리 굽혀 城壁 조그만 돌문 안으로 들어서자
광채로 비쳐 내리는 新鮮함에 온 몸이 투명(透明)해지나.
깨어나는 깊고 깊은 숨 마시면서
새 마음의 아침을 맞는다.

구비 구비 먼지 이는 세월 더듬어 뒤쪽으로 머물러 둔
貞陵 골짜기에 남겨 놓은
가난한 추억들 속으로, 마음 그렇게 더듬어 내게 하는데
아직도 잊지 못해 하는 고개 마루 넘어, 그 왜
순결하고 짙은,
온 洞區 하얗게 번지는 아카시아 香은
개울물 소리 함께 찰랑이게, 느닷없는 세월의 옛 이야기로 찾아 드는데,

그날의 거기, 하얀 입김 서리던 거룩한 아침,
가난한 교회당 마루 위, 빨간 두루마기 반듯하게 차려 입고
성탄절 아침예배 맞든 아침 햇빛은
뽀얗게 퍼지는 차가운 뺨으로 물들어 흘려 내려
거룩한 음악노래 소리가 되었는데,
아주 맑고 순진한 옛 날 아침 결 기억이
지워지지 않을, 새벽 눈 밭 썰매 방울 소리로 굴러 흘러서_

아무리 人間事 어지럽도록 엉켜지고
世上事 헝클어져 버리고 만, 머리 아픈 周邊 事 라고 소리들 떨치지만
잊혀 지지 않을 추억들이 사이사이 기억 속에 자꾸 되살아 피어 나와서
예명(叡明)의 베들레헴 햇살 아래
生命으로 여는 해 맑을 새벽의 누리
숙연(肅然)히 찾아온 禮拜가 되어,
세상을 밝혀 낼, 차츰 새날 아침으로
우리가 밟는 땅에다가 열어가야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