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애
(Photo : 기독일보) 이은애 회장.

지난 11월 5일 치러진 선거는 지역선거였지만 차기대선을 염두에 둔 중앙정계의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힐러리 등 중진 거물들의 집중지원을 받은 맥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한 반면, 한국계 미국인 마크 김 하원의원은 65.9%의 압도적 지지를 획득하며 버지니아 주하원 의원 3선에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한인투표참여 운동이 실종되어 필자는 절박한 마음으로 "잠자는 한인투표권 누가 깨우나"를 기고하고 워싱턴 한인라디오 방송 "라디오 초대석"에서 그리고 각 교회의 목사님들과 여러 단체장들 그리고 지인들에게 호소 드린바 있다.

워싱턴 지역 양대 일간지와 다른 언론매체들이 동참하고 또한 한인단체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우리 한인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룬 것으로 보여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한 일간지의 선거기획기사 연재와 지역 방송의 자발적인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기쁜 소리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두 가지 면에서 한인 영향력을 분명히 짚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우리 한인의 상징적 의정대표인 버지니아 주하원 의원 마크 김 당선자의 득표율이다. 다른 당선자들 보다 무려 15%를 뛰어 넘는 65.9%라는 압도적 득표 요인에는 김 의원 자신의 성실 근면함과 더불어 노력이 있었겠지만 우리 한인 유권자들의 집중지원을 받은 것이 주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당선은 중요하다. 그러나 압도적인 투표율로 당선된다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다른 후보나 주류정계에 김 의원의 중량감과 함께 한인 유권자들의 단결력을 잘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 된다.

둘째, 맥컬리프 주지사 후보의 당선을 분석해보면, 오바마의 당선 패턴과 마찬가지로 광활한 교외 한촌지역을 내어주고도 인구밀집 다인종 지역인 도심권에서 승리함으로서 2%대의 격차로 승리 하였다. 지역별 득표 기여도를 비교해보면 북버지니아 지역이 결정적 텃밭이 되었고 그 중에서도 버지니아 최대 인구 행정 구역이면서 한인최대의 밀집지역인 훼어팩스가 6만6천표차를 내었다. 두 번째인 알링턴의 3만 3천표 차의 두 배에 이른 것은, 타이슨 코너에 캠페인 본부를 두고 투표 3일전, 마크 김 의원 사무실에서 민주계 출마자가 대거 집단 참여하여 한인사회를 위시한 커뮤니티에 표를 호소한 민주당의 전략과 함께 한인의 표심이 얼마나 주류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한인들의 참정권 신장과 권익확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부여 할 수 있으나 결코 자만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반복되는 선거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하겠다는 절박한 공감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체제에서 적극적인 투표참여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여 권익을 확보하는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임에도 우리 한인들은 이 방법을 등한시하여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의 효과적인 대책은 무엇일까?

첫째, 유권자 등록률 90%, 투표율 80%를 목표로 참정권 배가운동을 전개하여 우리의 존재감을 두 배로 높여야 한다. 유럽 선진국의 투표율 실적이 이미 80%대에 이르고 유태인들은 등록률 95%대에 투표율 90%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몽치면 저력을 보이는 우리 한인들도 해낼 수 있으리라 본다.

둘째, 모든 한인계 단체가 연대 조직화하여 투표참여는 <한인의 필수 의무>라는 의식화 운동을 선거가 있을 때 마다 6개월 전부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반복 실천하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셋째, 장기 고도의 전략으로 스패니쉬 그룹을 끌어안아 연대 공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한인들의 참정권 운동은 날개를 달게 되고 보이지 않는 아시안 민족 간 경쟁에서 우리보다 수적 우세에 있는 중국계를 넘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외에 스페니쉬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한인 실업계는 이 우호적 연대운동에 기여도 하면서 상승효과(相乘效果)를 거두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한인지도자 및 단체장님들께서 차원 높은 전략과 적극적인 실행 의지로 한인 투표참여 배가운동을 이끌어 내어 성공한다면 미주 한인사회는 크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로써 미국 주류사회에 교육과 종교 사회제도 등에 기여함으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