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에 양면성이 있다. 양쪽이 서로 다름으로 인해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자신의 부족한 면을 돌아보고 채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교회란 모름지기 교인의 필요를 충족시켜줄 사명도 있으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2천여년 전 유대인의 왕인 헤롯은 백성의 오랜 숙원인 성전을 40년에 걸쳐 막대한 국고를 쏟아부어 웅장하고 화려하게 지었다. 그리고는 그 성전을 찾아오는 본국인을 비롯 외국 순례객들을 위해 넓은 뜰에서 제사에 필요한 짐승들을 거래하게 하고 다른 한쪽에는 성전에서만 쓰는 돈을 환전하도록 장소도 마련하는 등 편리하게 해놓아 백성들을 만족시켰다.
그런데 어느날 예수님이 이곳에 오셔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집는 충격적인 일을 하셨다. 예수님은 “내 집(성전)은 기도하는 집이어야 하는데 너희가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구나”라고 책망하시면서 뜰에 있는 제물로 사용할 온전치 못한 짐승들을 채찍으로 때려 쫓아내고 환전하는 상을 뒤집어 엎으셨다. 헤롯이 처음 성전을 지은 동기가 신앙심에 근거한 것이 아닌, 정치적 야심 때문이었고, 당시 제사장과 서기관들이 하나님의 이름 하에 결탁하고 순례객들의 주머니를 갈취해 호의호식하고 있었기에, 예수님은 이들을 호되게 책망하신 것이다. 오죽하면 성전 문을 닫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기도 했을까?! 오늘날에도 미안한 말이지만,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함으로 “강도의 소굴”이라 책망받을 교회는 없을까?
예루살렘에 있었던 마가의 다락방과 안디옥교회는 교회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다. 구성원의 특징은 다양한 국적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상호 공통점이 없었으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도 중에 성령 체험을 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악한 세상을 이기는 능력을 얻었을 뿐 아니라 그 힘으로 소외된 자들을 도우며 서로 ‘내것 네것’ 하는 이기심을 내려놓고 상부상조하는 신앙공동체를 이뤄 나갔다. 또한 칭찬받는 지도자들을 뽑아 헌신의 선두에 세우고 선교사를 파송하고 그리스도의 증인된 삶을 살았다. 이들의 모임은 만가지 복을 받기 위함이 아니고 이미 받은 구원에 만족하고 감격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림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기 위함이었고, 바로 이러한 자세가 후세의 많은 신앙인들의 본이 됐다.
내가 아는 한 집사님 가족은 이민온 뒤 초대교회 같은 곳을 찾아 오래도록 헤맸다고 한다. 우선 목숨걸고 목회하는 목회자를 찾았다. 기도 많이 하고 성경에 통달하며 책을 많이 읽고 영감있는 설교를 하시는 분, 교인들과는 눈물과 웃음을 같이 하며 천당까지 같이 가실 그런 목사를 말이다. 교회 분위기도 살폈다. 걸핏하면 목사를 내쫓는 장로나 터줏대감이 없는 교회, 친척이나 어느 한 지방 사람들이나 특정 직종인들이 중심이 돼 친교하는 곳을 피하다 보니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기도 가운데 번뜩이는 영감을 받았다.
“○○야, 네가 원하는 목회자나 교회를 찾기보다 네가 그런 교회를 만들어 가라!” 이에 그는 “네, 주님 맞습니다”고 대답하고 그때부터 가능성 있는 한 목회자를 만나 초대교회 같은 교회를 이루기로 결심하고 준비기도를 많이 하면서 먼저 경건한 예배를 드리는데 치중했다.
낮 예배에는 정장을 하고 성경과 찬송가를 가지고 적어도 15분 전에 교회에 와서 준비기도를 드리고(차편이 필요한 분들을 모시고 오고) 목사님은 성경의 오묘한 진리를 현실에 맞게 땀과 눈물이 섞인 말씀을 지루하지 않게 끝내도록 했다. 식사 후에는 전 교인이 성경공부를 하고 각 부서활동을 했다. 주중에도 노인 사랑방과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이 계속되도록 했고 감사와 웃음, 칭찬, 섬김 등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내세웠다.
그러자 교회는 새롭게 탈바꿈 하면서 “신바람 나는 교회”, “생동하는 교회”로 소문나 사방에서 새교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출석인원 2백명이 넘으면 분가시키기로 했고 조만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천국은 힘쓰는 자의 것이고 예수님의 집은 예배와 섬김이 있을 때야말로 생명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