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제 삼 일에 아브라함이 그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까지 사람들이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 아브라함이 그 사환에게로 돌아와서 함께 떠나 브엘세바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더라.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모리아 땅은 브엘세바에서 삼 일 거리에 있는 땅으로 이 내용 만으로는 모리야 땅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역대하 3:1절에 따르면 솔로몬은 모리야 산에 여호와를 위한 성전을 건축하였는데 이 곳은 여부스 오르난 타작 마당으로 기록되었다 (삼하 24, 대하 21). 그러나 모리아 땅과 모리아 산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문제이다. 제임스 다빌라 (James R. Davila)를 포함한 일부 학자들은 모리아 땅과 모리아 산을 동일한 장소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이 번제에 사용할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났다는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창 22:3, 6). 당시 예루살렘은 나무가 약간 우거진 산으로 번제에 사용할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빌라의 이런 주장은, 전능하신 하나님의 요구에 따라 아들을 번제로 드리는 구도자의 입장과 이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모리아 땅에서 나무를 쉽게 구할 수 있을지라도 그리고 그 길이 삼 일길 거리라 해도 나무를 준비해 가는 것은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 모리아 땅과 모리아 산이 동일 장소가 아니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만약 성전 산만을 모리아 땅으로 생각한다면 이것 역시 잘못이고 또 넓은 모리아 땅 가운데 단지 성전 산만을 모리아 산이라 이름한 것도 상식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Skinner).

그러나 거의 모든 성경 학자들은 모리아 땅을 역대하 3:1절의 모리아 산과 동일 장소로 이해한다. 창세기 22장의 모리아 땅을 역대하 3:1의 모리아 산과 동일시하여 아브라함의 삼 일 여행을 이해한다. 브엘세바에서 예루살렘까지 가장 대표적인 도로는 중앙 산지의 분수령을 따라 형성된 도로이다. 이 길은 브엘세바를 출발하여 다하리야 (Dhahariya)- 드빌 (Debir)- 헤브론 (Hebron)- 할훌 (Halhul)- 에담 (Etam)- 베들레헴 (Beitlehem)을 지나 예루살렘까지 연결되었다. 이 길에서 일어난 성경의 중요한 사건들은 다음에서 이해할 수 있다 (창 12:6-9, 28:10-19, 35:1-27, 37:12-18, 삿 19, 삼하 15-16, 왕상 12, 왕하 10, 렘 41).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사환과 그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이 자기에게 지시하시는 곳으로 가더니
제 삼 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이 말씀의 일차적인 배경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있을 때에 말씀하신 것이다.
브엘세바에서 모리아 산 곧 예루살렘까지의 거리는 2일 조금 더 걸린다. 3일 걸린 것은 걸음이 느렸기 때문이다. 아들을 제물로 드리러 가는 아브라함의 발길이 서두를 걸음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이른 아침, 브엘세바를 떠났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걷는 도중에 ‘이제 됐다’ 하시며 그를 돌아가게 하실 수도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브라함은 깊은 생각에 잠기며 천천히 걸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길을 에서를 피하여 도망하던 야곱의 처지는 달랐다. 그는 쏜살같이 걸음을 달려 브엘세바에서 예루살렘의 북쪽 벧엘에 이르러 그곳에서 밤을 맞았다.

세 삼 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곳 (모리아)을 바라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사환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여기에서 아브라함이 사환에게 기다리라 했던 그 장소는, 대략 예루살렘 기차 정거장 근처 스코틀랜드 교회가 있는 언덕일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곳은 브엘세바- 헤브론- 베들레헴을 지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아브라함은 힌놈의 아들 골짜기를 지나 지금의 시온산 곧 1세기 당시 헤롯의 궁전과 대제사장 구역을 지나 중앙 골짜기를 건너 모리아 산으로 향했을 것이다. 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들 이삭이 함께 길을 걷는 모습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아브라함이 번제 나무를 취하여 그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과 칼을 손에 들고 두 사람이 동행하더니 이삭이 그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말하여 가로되 ‘내 아버지여’ 하니 그가 가로되 ‘내 아들아 내가 여기 있노라’ 이삭이 가로되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에 있나이까?’ 아브라함이 가로되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 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아가서 하나님이 그에게 지시하신 곳에 이른지라.

아브라함과 이삭은 힌놈의 아들 골짜기를 건너 시온산을 지나 지금의 통곡의 벽 곧 중앙 골짜기를 건너 모리아 산을 향하여 올라갔다. 9절에 하나님이 그에게 지시하신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이 그곳에 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 놓고 그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더니

이 모든 일에 아브라함은 이미 마음의 각오가 섰다. 각오한 대로 아브라함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고 제단 위에 나무를 벌여놓았다. 그리고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위, 나무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손에 칼을 잡고 아들을 잡으려 할 때에 하늘로부터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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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목사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