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가일 피셔’라는 백인 여학생은 2008년 꿈에 그리던 텍사스대에 입학원서를 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실망에 젖어있던 피셔는 자기보다 성적이 낮은 흑인과 히스패닉 친구들이 텍사스대에 합격한 것을 보고는 자신이 백인이기 때문에 불합격되었다고 판단했다.

캠퍼스 내 인종적 다양성 증진을 위해 입학생 중 일부를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에게 사실상 할당하는 ‘소우인종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 때문에 자기가 불합격되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 정책으로 성적이 좋은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대법원은 이번 10월에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연방대법원은 1987년 대학들이 캠퍼스의 인종적 다양성 제고를 위해 입학생을 뽑을 때 인종을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학들은 입학생을 선발할 때 인종은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 학교평점, 시험성적, 에세이, 리더십, 봉사활동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히고 있다. 텍사스대도 피셔의 주장에 대해 그녀가 완벽한 시험점수를 갖고 있어도 다른 요인이 부족하면 불합격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인종을 고려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캘리포니아에서 1996년 대학입학에서 소수인종우대정책을 폐기하자는 주민투표가 통과한 후 캘리포니아 대학들에서는 백인과 아시안계 학생들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흑인과 히스패닉 숫자는 급감했다.

소수인종우대정책은 1960년대 린든 존슨 대통령 때 백인에 비해 숫적으로 적은 미국 내 유색인종, 특히, 역사적으로 노예제, 인종차별 등을 겪은 흑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 정책에 따라 유색인종들은 학교입학, 정부사업수주 등에서 백인보다 우선권을 받았다. 하지만 히스패닉 등 다른 유색인종이 증가하면서 이 정책의 수혜를 받자 백인들이 오히려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대세는 대학입학 시 소수인종우대정책 폐지라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전 연방대법관인 산드라 오 커너는 2003년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시 인종을 입학요인으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지했지만 이 소수인종우대정책은 25년 후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7일 산드라 오 커너에 이어 연방대법관이 된 사무엘 알리토 역시 인종에 기초한 대학입학을 반대하고 있다며 연방대법원은 이번 아니면 다음에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인종을 더 이상 고려하지 말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