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우리 해군이 2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가하자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에는 한때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서해 5도 각 면사무소는 NLL 상황이 바뀔 때마다 안내 방송을 내보내며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일과 14일 등 최근 들어 북한 어선 수 십척이 잇따라 서해 NLL을 침범했다.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군 당국은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이날 오후 북한 어선이 또 다시 NLL을 침범하자 우리 해군은 경고사격을 가했다. 북한 어선은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한때 우리 군과 북한 어선이 대치하자 서해 5도 각 면사무소도 즉각 NLL 인근의 상황을 알리는 안내 방송을 내보내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나섰다. 연평면사무소는 해병대 연평부대의 요청으로 오후 3시와 4시30분께 2차례에 걸쳐 주민을 대상으로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주민들은 일손을 멈추고 면사무소의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혹시 모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별다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 대피소로 피하지는 않았다.
연평도 주민 김모(46·여)씨는 "오후 3시쯤 'NLL 인근에 북한 어선이 내려와 우리 군과 대치 중이다'는 면사무소의 첫번째 안내방송이 나왔다"면서 "북한어선이 북상해 아무 상황이 없다"는 멘트가 1시간 뒤 쯤 나왔다"고 말했다.
본격 꽃게철을 맞은 연평 어장 인근의 어민들 대부분은 꽃게 조업에 나간 상태였다. 연평도 해역에서는 우리 어선 30여 척이 매일 조업을 하고 있다. 이날은 북한의 경비정이 내려오지 않아 지난 12일 북한 어선이 내려왔을 때와 달리 조업 중인 어선에 대한 회항 조치는 없었다.
인천에서 연평도와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도 해상 대기 없이 정상 운행했다.
북한 어선이 곧바로 올라가 큰 돌발상황 없이 끝났지만 잇따르는 북한 어선의 NLL 침범에 대해 서해 5도 주민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대피하라는 얘기는 없어 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도 "북한 어선이 한 두번도 아니고 최근 계속 내려오는데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말했다.
연평도 주민 김모(53·여)씨는 "어제도 총소리가 한 번 들렸던 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며 "여기는 항상 긴장 상태인데 이렇게 총을 쏘고 하면 더 긴장된다"고 걱정했다.
한편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4분께부터 북한 어선 6척이 연평도 서북방 NLL을 0.5~0.7노티컬마일(0.9~1.2㎞)을 순차적으로 침범했다. 이에 우리 군은 오후 3시께 해군 고속정 2척을 NLL 인근으로 고속 기동시켜 각각 2회에 걸쳐 경고통신과 경고사격을 했고, 북한 어선은 오후 4시께 모두 퇴각했다.
우리 군이 NLL을 월선한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한 것은 2010년 11월3일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