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고 싶었어요. 그런데 여기 오면 땅 끝에서 온 아이들을 다 만날 수 있어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아요.”
“지금까지 교회에서 배운 것들이 많은데 실천해 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곳에서 실천할 수 있어 좋았어요.”

매주 토요일, 클락스톤 난민촌을 찾아가 영어를 가르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있어 한인사회와 교회에 신선한 도전을 주고 있다.

이들은 난민 선교를 펼치고 있는 시티 호프(City Hope, 대표 김로리 사모)의 ‘크라도스’(그리스어로 새싹이란 의미) 가정교사 사역팀이다. 비전교회, 새생명교회, 새한교회, 사랑교회, 한인침례교회, 한빛교회 등 각기 다른 신앙 배경을 가졌지만 복음 전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의 사역은 난민촌에 작은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현재 크라도스에 동참하고 있는 청소년은 고등학생 50여명이다. 3~4명으로 구성된 12개 사역팀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난민 가정을 방문해 영어를 교육하고 있다. 각 가정에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학생들 10여명이 수업을 듣는다.

크라도스 청소년들은 새학기가 다가 올 때면 백투스쿨 캠페인을 통해 학용품을 전달하고 성탄절에는 선물을 나누기도 한다. 봉사자들은 학생들을 집에 초청해 식사를 나누거나 영화를 함께 보기도 하고 할로윈이면 교회 행사에 초청하기도 한다. 이 같은 교제를 나눈 청소년들은 난민 어린이들의 큰 형, 큰 언니처럼 멘토의 역할도 하고 있다.

▲크라도스는 새학기가 다가올 때면 백투스쿨 캠페인을 통해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크라도스는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매월 정기 모임을 갖고 ESL과 선교 훈련을 받는다. 이 자리에는 힌두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가 강사로 나서 자신의 신앙을 간증하는 등 다양한 교육이 이뤄진다. 청소년들은 이를 통해 난민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청소년 봉사자들로 구성된 크라도스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준비한다.

사역은 지난 2006년 3명의 봉사자가 브룬디 출신 가정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시작됐다. 4년간 가르침을 받았던 학생들은 대학으로 진학했고 이후 교제가 끊겼다.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금 연락이 닿은 이들의 아버지는 그 사이 목사가 되어 있었다.

한창 놀기 좋아할 나이의 고등학생들이 매주 봉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진 않았을까? 시티호프 대표 김로리 사모는 “처음 오는 청소년들은 부모의 권유나 학교 자원 봉사 기록이 필요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들도 등 떠밀어 보낸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일단 한번 난민가정을 방문을 해보면 청소년들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토요일이면 누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고 한번이라도 더 가르치고 싶은 열의를 가집니다”라고 밝혔다.

김 사모는 또 “많은 청소년들이 대학을 가면 교회를 떠납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신앙과 현실이 함께 가지 못했다는 답이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이런 봉사와 선교에 동참하게 될 때 그들의 신앙을 현실화 할 수 있게 되고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이 사역은 결국 난민 가정과 청소년 모두를 위한 사역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통의 경우, 이렇게 한 난민가정을 사랑하고 관계를 맺게 된 청소년들의 부모 또한 난민가정을 돕게 돼 가정 대 가정 간의 자연스런 결연이 맺어지게 된다. 청소년으로 시작된 사랑의 고리가 부모들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시티호프는 이런 관계가 맺어진 난민가정들을 초청해 매달 한번씩 모임을 갖는다. 모임은 식사를 함께하고 위생 및 보건, 건강 세미나 등을 제공한다. 시티호프는 이 자리에는 난민교회 목회자가 통역 맡아 관계를 쌓아나가도록 도와 난민교회를 살려나가는데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