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종말론 논쟁으로 지난 한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패밀리 라디오의 창립자 해롤드 캠핑이 결국 '종말의 날을 예언한 것은 잘못이며 앞으로 다시는 하나님의 심판의 날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인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캠핑은 라디오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패밀리 라디오의 웹사이트에는 "우리는 창조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며 그의 정하신 때에 종말이 올 것이고 이것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뼈 아프게 배웠다"고 개제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에 대해 또한 사람들이 언제 육적으로 죽음을 맞이할지에 대해 알리지 않으신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90세인 캠핑은 그리스도께서 다시 와서 세상을 심판할 것임을 지난 수 십 년간 예언해 왔다. 특히 지난해 5월 21일을 심판의 날로 예언한 것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예언했던 심판의 날이 거짓임이 드러날 때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심판이 일어났다고 핑계를 대곤 해 비난을 받아왔다.

심판의 날로 예언했던 2011년 5월 21일을 앞두고 캠핑은 이 세상이 '말 그대로' 파괴될 것이라면서 자신이 소유한 패밀리 라디오는 물론 그의 추종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기독교 신학자들과 단체들, 목회자들 사이에 '정확한 종말의 날을 알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과 토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패밀리 라디오의 한 관계자는 3월 뉴스레터를 통해 "우리의 가장 신실하고 열심 있는 행동도 실수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고 소망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 우리는 사람들이 성경에 나오는 '그 날과 그 시는 알지 못한다(마태복음 24:36, 마가복음 13:32)'는 말씀에 주목하고 있으며, 패밀리 라디오의 해석이 아니라 그들의 이해가 올바른 것임을 깨달았다. 비록 하나님께서 마지막 날에 일어날 현상에 대해서는 알려주셨지만 그 정확한 날은 그의 거룩한 계획 안에 가리워져 있다"고 밝혀, 심판의 날에 대한 패밀리 라디오의 입장이 정리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패밀리 라디오 측은 "우리의 종말의 날에 대한 예언은 틀렸지만,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성경을 주목하게 됐으며 그리스도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을 사람들도 말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 앞에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히 잘못된 예언에 대해 용서해 주시길 간구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번 죄(잘못된 예언)에 대해 용서해주실 그 사랑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원래 이 편지는 패밀리 라디오의 청취자들에게만 보내려고 했지만 그 내용이 유출되면서 서둘러 웹사이트에 올려 놓게 된 것이다. 편지에서 그들은 여전히 심판의 날을 계산하고 있지만, 캠핑과 패밀리 라디오 측은 "다른 날을 지목할 만한 새로운 증거가 없으며, 그것을 고려할 생각도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지난 해 5월 21일을 심판의 날이라고 예언해 전 세계적인 물의를 일으켰던 해롤드 캠핑은 이 날의 예언이 실패로 끝나자 다시 10월 21을 진정한 심판의 날로 예언했었다. 캠핑의 예언을 믿은 미국과 세계의 많은 추종자들이 직장, 학교를 그만 두거나 이혼하고, 자살하는 등의 피해 사례들이 발생했었다. 캠핑은 지난 5월 21일 예언 실패 당시 이같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자, “마음은 아프지만 나는 그런 일들을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