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AP=연합뉴스) 빈대는 근친교배를 거듭해도 아무 이상이 없이 대대로 번창하는 유전적 특이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스테이트 대학 연구진은 아무리 방제 작업을 벌여도 금방 무섭게 불어나는 빈대의 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빈대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놀라울 정도로 다양성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미국 열대의학 및 위생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거듭해도 똑같은 사실이 발견됐다. 특정 아파트, 심지어 빌딩전체에서조차 개체군의 시조는 단 한 마리의 암컷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학자들은 동물이나 곤충의 경우 다양성이 제한되면 근친교배로 인해 유전적 결함이 점점 커져 개체군이 형성됐다가 붕괴되는 것이 보통인데 빈대의 경우는 그 반대여서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한 건물 안의 빈대 개체군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경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북동부 해안지대 전역의 빈대 변종들을 보면 외국 여행이나 교역 등을 통해 새로운 군집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는 빈대들이 수많은 지역에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라면서 이는 빈대 문제가 가까운 시일 안에 해결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북미 지역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나타난 빈대 문제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미 지역은 인류 종(種)이 역사상 가장 높은 밀도로 모여있는 곳이다. 빈대는 날개가 없는 번식기생충이므로 인구 밀집 사태가 이들의 번성을 가져온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