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몬교도인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대통령 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 경선에서 선두주자로 나선 가운데 최근 ‘I'm a Mormon’(나는 몰몬교도)라는 광고가 길거리 대형 광고판은 물론, 지하철과 텔레비전에까지 도배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케이아메리칸포스트에 따르면 평범해 보이는 미국인들이 웃고 있는 얼굴 아래 ‘I'm a Mormon’ ‘mormon.org’ 라고 써있는 이 대형광고판들은 얼마 전부터 주요 도시에 등장했다. 뉴욕에서는 타임스퀘어 광장 대형 전광판과 뉴욕 택시 지붕 위, 지하철에도 ‘I'm a Mormon’ 광고가 말 그대로 도배를 하고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모터 사이클을 타는 남자, 파도를 서핑하는 소녀, 17세의 농구선수, 학교 여교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몰몬교도라고 밝히는 광고가 연일 나오고 있다.

신문은 또 기독교계에서 이단으로 낙인 찍혀가 유타주 솔트레이크 계곡에 주로 자리잡고 지내던 이들이 공개적으로 ‘나는 몰몬교도’라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몰몬교 측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가며 이 캠페인을 하는 목적은 이미지 제고이다. 미국 내 약 7백만의 몰몬교도도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해 몰몬교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제거하려는 이유다.

현재 미국 개신교 목사의 75%는 몰몬교도를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약 절반의 미국인들은 몰몬교에서는 아직도 일부 다처제를 인정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미국인의 22%는 대선 출마자가 능력과 자격을 겸비했어도 종교가 몰몬교이면 찍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에서 롬니 전 주지사가 공화당의 차기 대선후보가 될 지가 핫이슈다.

공화당의 기초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롬니 전 주지사가 몰몬교도라는 이유로 지지를 안 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가톨릭 교인으로 미 역사상 처음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 처럼 자신의 종교보다 헌법과 국가를 먼저 둘 것이라며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최근 AP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중 19%는 몰몬교도 후보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흑인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힌 사람(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신봉하는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터부시했던 가톨릭 교인 가운데 대통령이 나왔던 것처럼 후보자가 유능하다면 몰몬교도 가운데도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또 대권 도전에 성공한 롬니 전 주지사가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몰몬교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기독교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몰몬이라는 이름은 이 종교의 경전인 ‘몰몬경’(The Book of Mormon)에서 나왔다. 몰몬교 창시자인 조셉 스미스는 1823년 어느날 환상 중에 ‘모로니(Moroni)’라는 천사가 찾아와 뉴욕주 온타리온 만체스터 마을 주변 팔마이라는 언덕에 황금판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황금판을 발견했고 그 내용을 번역하여 ‘몰몬경’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후 친구들과 함께 몰몬교의 정식명칭인 ‘말일성도 예수그리스도 교회’를 설립했다.

‘몰몬경’의 내용은 대단히 신비적이고 비교도의 눈으로 보면 허무맹랑하다. 레이(Lehi)라는 유대인이 있었는데 신의 명령으로 그는 BC 6세기에 아메리카로 건너와 자손을 낳고 아메리칸 인디언들과 함께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후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시 이스라엘로 건너가 이를 직접 목격했으며 다시 아메리카로 돌아와 그리스도교의 교회를 세웠다. 몰몬과 그의 아들 모로니는 레이의 후손으로 이 교회의 중심인물이었으며 악의 세력으로부터 교회를 지킨 영웅들이었다. 몰몬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여 ‘말일 성도’ 몰몬교도들을 위해 이 땅에 낙원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한다.

조셉 스미스를 계승한 브리검 영은 1852년 몰몬교도들에게 일부다처제를 실시했다. 1890년 연방의회가 일부다처제 금지법을 통과시키자 영의 후계자인 윌프레드 우드러프는 이를 금지시켰지만 현재 미국인들의 14%만 이 사실을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