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이슈를 고민해보고, 앞으로 한인들이 나아가야 할 로드 맵을 만들어 보기 위한 ‘제2회 이민자포럼’이 지난 18일 귀넷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샘 올렌스 조지아 법무장관, 래리 엘리스 예비역 육군대장, 마티 코건 전 애틀란타 유대인협회 회장 등 기조연설자와 박병진 주하원의원,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정호 목사, 팬아시안봉사센터 김채원 총무, 실로암교회 빌리 박(영어권), 조앤 김 에모리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박선근 사무국장 등 패널리스트 등이 참석해 열띤 토의 시간을 가졌다.

포럼은 ‘경기침체로 인한 반이민정서가 만연한 지금 제2의 LA폭동이 터진다면 한인사회는 20년 전과는 달리 대처할 준비가 되어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에 대부분의 패널들은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박병진 의원은 “한인사회가 1992년 LA 폭동사태를 잊었다. 당시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잃고 망연자실하던 LA 한인들의 모습과 한인사회를 대변할 주류 언론, 정치인과의 연결점이 없어 무력해했던 것을 기억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 의원은 “20년이 지난 지금 LA에는 한인 시의원이 한 명도 없으며 한인사회는 경찰 및 선출직 정치인들과 교류를 잘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LA 폭동과 같은 비슷한 사태가 터지면 한인사회가 그 때와 달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을 개최한 좋은이웃되기운동의 박선근 사무국장은 “경제가 나빠지면 이민자에 대한 시선 역시 나빠진다. 내가 돈이 없어지고 일자리가 없으면 누구를 탓해야 하는데 그 가운데 이민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에 따르며 지난 18일 애리조나 대형산불이 불법체류자의 소행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존 메케인 애리조나 상원의원과 이를 호응하는 미국사회의 목소리가 이를 대변해주며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이민자들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이고 62%는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며 59%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라는 CNN의 여론조사 역시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에 대해 박선근 사무국장은 “이민자가 미국에서 뭔가를 받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주고, 기여하는 좋은이웃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인 이민사회가 향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자인 마티 코건 전 회장은 “유대인은 1800년대부터 미국으로 이민을 했지만 외부와 교류가 없는 마을인 ‘게토’(ghetto) 속에서 살아왔다. 이런 격리로 유대계 사회는 그들이 속한 전체사회를 이해할 수 없었고 동시에 외부 세계에 오해를 샀다. 이 오해는 불신으로, 불신은 의심, 의심은 분노로 악화되었고 그 결과 유럽에서는 홀로코스트(대학살), 미국에서는 유대인 폭행, 유대인 회당 폭파 사건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39년 937명의 유대계 독일인을 태운 배가 미국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당시 미국의 유대계 커뮤니티는 ‘게토’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 배는 유럽으로 돌아가 승객 상당수가 나치 수용소에서 죽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대계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조직을 구성하며 미국사회에 유대계 공동체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한인사회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좋은이웃되기운동은 이날 포럼을 통해 논의된 향후 25년간 한인사회를 위한 계획안을 곧 발표한다는 계획이다.